봄을 알리는 3월이 코앞이다. 매서운 추위가 시샘하듯 버티고 섰지만 계절은 어느새 봄의 길목에 있다. 대지가 활기를 되찾고 새 생명이 움트는 봄을 책과 함께 맞는 것은 어떨까. 마음 곳간을 채우는 데 독서만큼 좋은 게 없다.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제공하는 보물창고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통찰력, 아이디어와 창조하는 힘을 키워준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기업인과 직장인들이 읽어볼 만한 책을 골랐다.

지난해 타계한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민음사)는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며 꾸준히 관심받고 있다. 창의와 혁신의 아이콘인 잡스의 끝없는 창조성과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열정, 놀라운 리더십 등의 면모가 여실히 담겨 일반 독자뿐 아니라 기업인, 직장인들이 즐겨 찾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의 한계, 금융 자본주의의 실체를 다룬 책들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쇠망론》(21세기북스)과 《화폐스캔들》(한경BP)이 눈여겨 볼 책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퓰리처상을 세 차례나 받은 토머스 프리드먼과 존스홉킨스대 국제문제연구소 석좌교수인 마이클 만델바움은 《미국 쇠망론》에서 쇠퇴하는 미국의 현재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조망한다. 저자들은 냉전 종식이 세상의 변화를 알리는 시작이었는데 미국인들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안주했다며 예전의 미국정신 회복을 촉구한다. 《화폐스캔들》은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의 저널리스트인 알렉산더 융이 세계 금융사에 남은 굵직한 사건을 중심으로 화폐 권력의 변천사를 분석한 책이다.
[책마을] 봄은 책갈피에서 먼저 온다
영국 저널리스트 제임스 하킨은 《니치》(더숲)에서 경제경영용어인 ‘니치(niche·틈새)’의 새로운 의미를 제시한다. 하킨은 “이제 니치는 틈새가 아니라 주류”라고 말한다. “기업과 조직, 사회 모두 니치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새로운 환경으로 변화했다”며 “강한 자가 아니라 환경에 가장 적합한 자가 살아남는다”고 강조한다.

중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도 포함됐다. 미·중 수교의 첫장을 연 외교전략가 헨리 키신저는 《헨리 키신저의 중국이야기》(민음사)에서 중국의 정치 외교사를 조명한다. 프랑스 저널리스트 카롤린 퓌엘이 쓴 《중국을 읽다》(푸른숲)는 중국 현대사 30년의 주요 사건을 연대순으로 선별해 중국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소통은 시대의 화두다. 미국 와튼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8.0)에서 “진정한 협상이란 상대의 감정을 먼저 헤아리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소셜 애니멀》(흐름출판)에서 성공과 행복의 열쇠는 ‘관계’라고 강조한다. 다양한 웃음을 소개하고 각각의 사회학적 의미를 분석한 《웃음의 심리학》(마리안 라프랑스 지음, 중앙북스), 인간이 내뱉는 거짓말의 실체를 파헤친 《타고난 거짓말쟁이들》(이언 레슬리 지음, 북로드)도 흥미로운 내용을 다뤘다. 브라이언 그린 컬럼비아대 교수는 《멀티 유니버스》(김영사)에서 다중우주의 정체를 규명하고 우주의 과거와 미래를 통찰한다. 우주로 떠나는 사색여행이 흥미진진하다. 기 코르노의 《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학생이 되었다》(쌤앤파커스)는 감정을 순화시켜준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