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시장 만능주의 막는 게 정부 역할"
이명박 대통령은 “시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시장 만능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23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글로벌 코리아 2012’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시장에서 정글 같은 무한 경쟁을 지양하고 성장 생태계를 조성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의에는 빔 콕 전 네덜란드 총리와 세계적인 석학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의 창의와 권리는 최대한 보장하되 과도한 힘의 집중과 불공정 경쟁은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 성장이 고용 증대로 귀결되도록 일자리 창출에 정부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두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시민사회의 역할과 관련, “조화롭고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려면 국가와 시장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민관 파트너십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시장의 상호 협력과 신뢰,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복지정책과 관련해서는 “국가의 복지 체제는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해야 한다”며 “시혜적 복지보다는 국민의 능력을 개발해 스스로 자립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찬 연설에서 “과다한 복지는 미래 세대에 전가하는 세금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과다한 복지는 근로 의욕을 저하하고 재정건전성을 훼손하는가 하면 미래 세대에 세금을 전가한다”고 강조했다.

‘깨어 있는 자본주의’를 주창하는 라젠드라 시소디어 미국 벤틀리대 교수는 “200년 전만 해도 세계 인구의 85%가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층이었지만 자본주의가 세계 곳곳에 번영을 가져다주면서 16%로 줄어들었다”며 “자본주의보다 더 나은 시스템은 없다”고 강조했다.

콕 전 총리는 “현재 시스템에서 각국의 사회약자들은 소외됐다고 느끼고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며 “국가와 시장체제는 더 포용하고 공정한 사회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병석/서보미/주용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