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 경영대학원장 "서울대 MBA, 경매식 수강신청·석학교수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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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IT·예일대와 복수학위…세계적 경영대학원과 경쟁
잘키운 MBA 1천만弗 아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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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이 교육과정과 수강신청 방식을 바꾸고 해외 대학과의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늘리는 등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간다. 세계적인 경영전문대학원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고 해외 우수 학생을 더욱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다.
최혁 서울대 경영대 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56·사진)은 28일 “올가을부터 경영전문대학원의 주간 MBA교육 기간을 1년에서 1년반으로 늘리고 복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대학을 미국 듀크대와 중국 북경대에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예일대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년 1월 취임한 최 원장은 다음달부터 한국 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 회장을 맡게 된다. 그는 경기고·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한 뒤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로 재직하다 1996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경매식 수강신청 제도 도입”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이번 학기부터 E-MBA과정에서 ‘경매식 수강신청제도’를 도입했다. 학생들이 학기 초 부여받은 포인트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강신청을 한다. 학교는 많은 포인트를 해당 수업에 투자한 순서대로 수강신청을 받아준다. 1학년에게는 1000점, 2학년에게는 1500점이 학기 초 자동적으로 부여된다. 지금까지는 인터넷과 클릭 속도에 따라 전자오락 식으로 수강 여부가 결정됐지만 경매식 수강신청제도에서는 인기 강좌일수록 많은 포인트를 투자해야 한다.
최 원장은 “시장원리에 따라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데다 제한된 포인트로 수강 전략을 짜며 경영 교육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경매식 수강신청제도를 실시하면서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해 학교 전체로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영대 교수들의 연구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우수교수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석학교수제도도 도입한다. 최 원장은 “퇴직 관료 등을 위한 명예직으로 변질된 석좌교수제도와 달리 석학교수제도는 학문 연구를 장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며 “석학교수로 선발되면 한 달에 200만원가량을 연구비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인문·사회계열로는 처음으로 이공계처럼 논문 인용 건수를 기준으로 뽑을 방침이다. 그는 “단순히 논문 개수를 기준으로 하는 평가는 교수들에게 아무도 안보는 ‘잡문’을 쓰게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논문 편수를 기준으로 한 평가가 많은 폐해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국가 차원에서 MBA 육성해야”
최 원장은 교육산업적 측면에서 경영대 육성과 국제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과 싱가포르는 MBA를 국가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MBA는 미국 대학 못지않은 고액 연봉을 주고 일류 교수들을 영입한 뒤 이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많은 학생을 유치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MBA가 육성되면 유학생 1명이 연간 해외에 지불하는 10만달러 이상을 국내로 돌릴 수 있다”며 “정원이 100명인 MBA를 기준으로 하면 1000만달러를 아끼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한·중·일 3개국 컨소시엄이 공동 개발한 학생 교류 프로그램 ‘캠퍼스 아시아’에 따라 올해 베이징대 히토쓰바시대와 공동으로 최고경영자 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예비 경영인을 위한 ‘미래 최고경영자과정’을 마련해 한·중·일 기업을 대상으로 수강생을 선발, 3개국 차세대 경영자들이 교류하는 장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최혁 서울대 경영대 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56·사진)은 28일 “올가을부터 경영전문대학원의 주간 MBA교육 기간을 1년에서 1년반으로 늘리고 복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대학을 미국 듀크대와 중국 북경대에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예일대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년 1월 취임한 최 원장은 다음달부터 한국 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 회장을 맡게 된다. 그는 경기고·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한 뒤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로 재직하다 1996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경매식 수강신청 제도 도입”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이번 학기부터 E-MBA과정에서 ‘경매식 수강신청제도’를 도입했다. 학생들이 학기 초 부여받은 포인트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강신청을 한다. 학교는 많은 포인트를 해당 수업에 투자한 순서대로 수강신청을 받아준다. 1학년에게는 1000점, 2학년에게는 1500점이 학기 초 자동적으로 부여된다. 지금까지는 인터넷과 클릭 속도에 따라 전자오락 식으로 수강 여부가 결정됐지만 경매식 수강신청제도에서는 인기 강좌일수록 많은 포인트를 투자해야 한다.
최 원장은 “시장원리에 따라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데다 제한된 포인트로 수강 전략을 짜며 경영 교육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경매식 수강신청제도를 실시하면서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개선해 학교 전체로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영대 교수들의 연구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우수교수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하는 석학교수제도도 도입한다. 최 원장은 “퇴직 관료 등을 위한 명예직으로 변질된 석좌교수제도와 달리 석학교수제도는 학문 연구를 장려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며 “석학교수로 선발되면 한 달에 200만원가량을 연구비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인문·사회계열로는 처음으로 이공계처럼 논문 인용 건수를 기준으로 뽑을 방침이다. 그는 “단순히 논문 개수를 기준으로 하는 평가는 교수들에게 아무도 안보는 ‘잡문’을 쓰게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논문 편수를 기준으로 한 평가가 많은 폐해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국가 차원에서 MBA 육성해야”
최 원장은 교육산업적 측면에서 경영대 육성과 국제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과 싱가포르는 MBA를 국가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MBA는 미국 대학 못지않은 고액 연봉을 주고 일류 교수들을 영입한 뒤 이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많은 학생을 유치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MBA가 육성되면 유학생 1명이 연간 해외에 지불하는 10만달러 이상을 국내로 돌릴 수 있다”며 “정원이 100명인 MBA를 기준으로 하면 1000만달러를 아끼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한·중·일 3개국 컨소시엄이 공동 개발한 학생 교류 프로그램 ‘캠퍼스 아시아’에 따라 올해 베이징대 히토쓰바시대와 공동으로 최고경영자 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예비 경영인을 위한 ‘미래 최고경영자과정’을 마련해 한·중·일 기업을 대상으로 수강생을 선발, 3개국 차세대 경영자들이 교류하는 장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