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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닷컴.한일재단 공동 캠페인] (끝) "뿌리산업, '3D' 아닌 '에이스'로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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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닷컴.한일재단 공동 캠페인] (끝) "뿌리산업, '3D' 아닌 '에이스'로 키워야"


    기초 기술, 뿌리산업 인정해주는 사회 인식 뒷받침 필요
    기업·정부 부담 나누는 ‘기술인재 지원제도’ 발전시켜야

    한경닷컴은 지난 달 17일부터 '한일 뿌리산업 경쟁력과 한국형 모노즈쿠리 육성'을 주제로 총 10회에 걸쳐 기획 시리즈를 연재했다. 이를 통해 한국 뿌리산업의 현황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또 일본 제조업의 핵심 경쟁력인 모노즈쿠리의 고도화 기술과 인재 육성 방안을 살펴봤다. 모노즈쿠리의 원류인 도요타 자동차를 방문해 대량리콜 사태와 대지진을 극복한 비결도 알아봤다. 기획 시리즈 마지막 순서로 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과 이종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전무의 대담을 통해 '한일비교를 통한 뿌리산업의 경쟁력 방안'을 들어봤다. 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 사회로 진행됐다.

    <참석자>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이종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전무 | 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사회)

    ◆ 최인한 국장= 국내 제조업은 조립 기술에만 주력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뿌리산업의 핵심인 기초 기술의 한일간 경쟁력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 나경환 원장= 제조업의 경쟁력은 뿌리기술과 소재기술의 결합이다. 제조업 강국인 일본과 독일의 뿌리 및 소재 기술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다. 우리는 선진국 기술을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워’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퍼스트 무버'로 나가려면 기초 체력이 충실해야 한다. 결국 뿌리산업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1등으로 가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모방 전략을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가서 기초 기술을 축적해야 한다.

    ◆ 이종윤 전무=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기초 기술이 여전히 부족하다. 과거 성수대교 참사나 삼풍 아파트 붕괴사건 등도 기초 기술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났다. 일본은 150년, 한국은 50년으로 산업화 기간에서 차이가 난다. 일본에선 기초 기술 분야에 평생을 바쳐 연구하고 개발하는 사람을 대우하고 인정해준다. 반면 한국은 이공계 기피 현상에서도 알수있듯 기초 기술을 '3D 업종'으로 취급하는 분위기다. 이렇다보니 인재들이 뛰어들지 않게 되고, 기초 기술이 뿌리내리지 못한다.

    ◆ 최 국장= 기초 기술과 뿌리산업 전반에 대한 사회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기업과 정부는 이를 위해 뭘 해야 하나.

    ◆ 나 원장= 기초(뿌리) 기술은 사람에 체화되는 기술로 전통이 매우 중요하다. 일본 기초 기술의 특징은 한 분야에서 오래 가고, 후대에 전승, 계승시키려는 문화가 강하다는 점이다. 이것이 일본의 경쟁력 중 하나다. 우리도 가업승계 기업이나 뿌리산업 관련 기술을 가진 곳을 명가로 인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사회 인식이나 대우가 전반적으로 바뀌어야 꾸준히 전승하고 계승해주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 이 전무= 이 문제는 우리 사회의 이공계 위기론과 맞물려 있다. 일본의 경우 도제제도(스승 문하에 들어가서 오랜 기간 동안 스승의 기술을 익힌 뒤 독립하는 제도)가 정착돼 한 분야에 전력을 다하면 사회 평가가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기초, 뿌리 기술에 대한 중요성에 비해 사회적 평가가 미약해 그 업종에 들어가면 ‘춥고, 위험하고 힘들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정부가 단순하게 뿌리산업을 키우겠다고 금전적 지원만 하기보다는 이 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물론 금전적으로도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한다.

    ◆ 최 국장= 다행히 올해 뿌리산업진흥법 시행으로 체계적인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처음 시작 단계가 중요한데 어떻게 전망하나.

    ◆ 이 전무= 우리 제조업이 일본에 비해 취약한 원인 중 하나는 대·중소기업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 보완하는 관계로 발전해왔다. 초기 산업화 단계에선 대기업이 기술 도면을 만들어 주면 중소기업은 이를 만들기만 하는 '대여도 기술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점차 중소기업이 직접 기술개발을 주도하는 '승인도 방식'이 많아졌다. 오늘날 일본 중소기업이 튼튼해질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러나 우리는 근대화 과정에서 핵심 기술의 상당 부분을 일본에서 가져왔고, 중소기업을 키우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 앞으로 성장 측면에서 보면 중소기업의 기초 기술 개발에 대한 정책, 지원 등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 최 국장= 뿌리산업에 종사하려는 젊은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 신규 인력 유입의 어려움을 풀어나갈 해법은 있나.

    ◆ 나 원장= 중소 제조업체들의 고민을 들어보면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현재 지식경제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기술인재 지원’ 등이 이런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력을 출연기관에서 뽑은 뒤 출연기관에 적을 두고 근무는 중소기업에서 하는 형태다. 급여는 정부와 기업이 반반씩 부담한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란 이점을 활용해 숙련 기술자들의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화 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이 전무= 기술인재 지원과 같은 좋은 제도를 대학에도 적용해야 한다. 기술 하나를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하면 기업에서 롱런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학에서 갈고 닦은 기술을 가지고 기업에 들어가면 곧 새로운 기술을 가진 후배가 들어오고, 존재 가치가 없어진다. 안정성이 없다는 얘기다. 한 사람이 속한 기업에서 안정성을 가지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마치 의과대학교수가 학교에서 연구를 하면서도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것 같은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 대학과 기업이 절반씩 부담해 인력을 뽑은 뒤 기술연구와 근무를 병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좋을 것이다.

    ◆ 최 국장= 최근 일본경제가 침체돼 있지만 모노즈쿠리 정신에 근거한 제조기반의 뿌리산업은 건재하다. 뿌리산업 강국 일본으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 나 원장= 모노즈쿠리 정신을 가지고 영위하는 기업이나 사람에 대한 사회적 배려나 인식을 일본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일본은 모노즈쿠리 관련법을 1999년에 만들었고, 2000년 진흥법도 제정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이를 지원해왔다. 우리 역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없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게 뿌리산업이다. 독일도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갈 때 뿌리산업에 집중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정책이 많이 나왔다. 이밖에 모노즈쿠리 기술의 디지털화, 전산화 등도 참고해야 한다.

    ◆ 이 전무= 일본은 모든 근로자가 어떻게 하면 자신이 맡고 있는 분야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요타자동차의 독특한 품질관리 방식인 '카이젠‘(개선)이다. 초기에는 생산 단계에 머물러 있던 도요타의 카이젠은 모노즈쿠리 개념을 도입한 후 구매→생산→판매의 전 과정에서 낭비를 줄이는 효율 경영으로 자리잡았다. 도요타 연구원 출신인 후지모토 도쿄대학 교수가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학위를 받아와 생산 현장을 토대로 한 모노즈쿠리 이론을 정립시킨 것이다.

    ◆ 최 국장= 한일재단과 생기원은 한국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방안을 준비하고 있나.

    ◆ 나 원장= 생기원은 중견중소 기업의 기술연구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실용화 중심의 연구개발(R&D)을 해왔다. 올해 뿌리산업 진흥 및 첨단화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되면서 뿌리산업 진흥센터를 생기원이 위임받아 진행할 예정이다. 뿌리산업 관련 인프라 구축, 인력 교육, 명장, 명가 선정 등을 센터에서 기획하고 운영하게 된다. 사업을 잘 발굴하고 관리해 뿌리기업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또 뿌리산업은 '3D'라는 편견을 깨고, 에이스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많이 지원하겠다.

    ◆ 이 전무= 한일을 하나의 경제권 개념으로 가져가는데 집중하려고 한다. 일본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 기술력을 우리 기업에 접목시키는 것이 한일 양국에 좋다는 걸 인식시키려 한다. 가령 1997년의 외환 위기가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했지만, 일본에도 영향을 준 것처럼 ‘운명공동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 우리 중소기업과 일본 중소기업을 연결해 협력 속에서 경쟁하도록 노력하겠다.

    정리=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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