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수요 급증…사파이어테크ㆍ루멘스 '빛' 볼 듯
발광다이오드(LED) 부품주가 최악의 암흑기를 지나 다시 빛을 내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서서히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정보기술(IT) 성수기를 앞두고 백라이트유닛(BLU) 부문의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 루멘스 LG이노텍 등이 눈여겨볼 종목으로 꼽힌다.

◆‘저가 LED TV’가 수요 증가 열쇠

LED란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바꿔주는 광(光)반도체 소자를 말한다. 기존 조명보다 소비 전력이 30~80% 적으면서 수은 등 환경오염 성분이 없어 친환경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주로 TV와 PC 등 디스플레이 후면을 밝히는 BLU로 쓰여왔다. 2009년 LED TV가 출시되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이내 공급 과잉에 부딪쳤다.

지난해는 서울반도체와 LG이노텍 등 대표주에 최악의 침체기였다. BLU용 LED칩 수요의 40%를 구성하는 TV 부문의 보급 속도가 정체되면서다.

하지만 최근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TV 성수기를 앞두고 LED 공급 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현용 SK증권 연구원은 “3월부터 국내 TV업체들이 저가형 LED TV를 본격적으로 출시하면서 LED 칩 수요도 올해 27% 늘어날 것”으로 29일 전망했다.

◆“경쟁자 적은 사파이어테크놀로지 주목”

우리투자증권은 서울반도체와 루멘스를 저가 LED TV 확산의 최대 수혜주로 꼽았다. LED 패키징과 모듈 공정 대표주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4분기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LG전자와 중국 TV업체 공급량이 늘면서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며 “앞선 기술인 저전력 직하형 LED 시장을 선점한 것도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황이 개선되면 잉곳·웨이퍼 등 LED 공정의 앞 단계에서 먼저 수혜를 볼 것이란 진단도 있다. 김현용 연구원은 “잉곳 업체인 사파이어테크놀로지는 패키징이나 칩 제조업체보다 경쟁자가 적다”며 “새로운 먹거리인 4~6인치 대구경 잉곳 생산량을 늘리면서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서울반도체는 2.52% 오르며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파이어테크놀로지(3.23%)와 루멘스(0.13%)도 올 들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LED 성장엔진은 TV에서 조명으로

LED시장의 실질적인 터닝포인트는 조명시장에 있다는 분석이다. LED를 이용한 조명시장 규모는 올해 49% 성장한 110억달러로 추정된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1만원대 후반 제품을 올해 출시하는 등 1~2년 안에 LED 조명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LED 조명 비중을 6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내놓았다.

최근 LED주의 주가 급등세를 감안할 때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란 지적도 있다. 한 전문가는 “전반적인 IT주 랠리에 힘입어 LED주 열기가 확산되는 측면도 있다”며 “하반기 계절효과가 미리 반영됐는지를 따져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