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골드' 캐는 수자원공사…'글로벌 톱3 물기업'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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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한국수자원공사
해외 진출 박차
45년 '물관리' 노하우 앞세워
올 21건 1조7150억 수주 목표
'비전 2020'
프랑스 등 선진기업과 경쟁
해외매출 비중 50% 확대
해외 진출 박차
45년 '물관리' 노하우 앞세워
올 21건 1조7150억 수주 목표
'비전 2020'
프랑스 등 선진기업과 경쟁
해외매출 비중 50% 확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동쪽 120㎞ 떨어진 곳에 위치한 파트린드. 2005년 10월8일 리히터 규모 7.6의 대지진 진원지로 피해가 컸다. 카라코람산맥과 힌두쿠시산맥에서 발원한 하천이 풍부한 유량과 좁고 깊은 협곡을 이뤄 수력발전 건설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이곳에 시설용량 150㎿ 규모의 수력발전소가 들어선다. 댐, 도수터널, 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쿤하르강의 물을 도수터널을 통해 젤룸강으로 보내는 ‘유역변경식 발전소 건설사업’이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사장 김건호)가 그동안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사업권을 획득해 추진하는 파트린드 수력발전소 사업은 완공 후 30년간 운영한 뒤 관리와 운영권을 파키스탄에 넘겨준다.
수자원공사가 해외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글로벌 물 관련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도 해외에서 투자사업과 기술용역을 포함해 21건 1조7150억원을 수주한다는 목표다. 김건호 사장은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국내에서 다목적댐, 산업단지, 광역상수도 사업 등을 하면서 기술력을 쌓아왔는데 이젠 세계적인 물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물 강국으로 성장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을 다스려 산업화 토대를 닦다
수자원공사는 정부의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따라 1967년 창립했다. 올해로 45주년을 맞은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다목적댐·공업용수도·광역상수도 건설과 안산신도시 조성 등 산업화의 토대를 닦아왔다.
수도사업은 전국 상수도 시설용량의 47.1%(2009년 기준)에 이르는 하루 1768만2000㎥ 용수 공급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전국 111개 지방자치단체와 일반 수용처 등 1777개 고객에게 전년보다 1억7900만㎥ 증가한 33억2600만㎥의 용수를 공급했다. 재해와 사고시에도 중단없는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관로 복선화와 노후관 개량, 비상연계시설 설치 등 수도시설 안정화 사업에도 투자를 지속해왔다.
수자원사업은 홍수 가뭄 등의 재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다목적댐 건설·운영·관리 능력을 높여왔다. 홍수기에 다목적댐에 최대 97억9000㎥의 물을 확보함으로써 갈수기에도 물을 풍부하게 공급하고, 수력발전을 통해 연간 1937GWh를 생산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산업단지 조성에도 앞장서 왔다. 창원·온산·여수·구미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했고 안산신도시와 시화지구 개발사업도 맡았다. 시화멀티테크노밸리 개발사업과 송산그린시티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5만4000㎾ 시설용량을 갖춘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지난해부터 가동에 들어가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 발전소는 조력발전소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해온 프랑스 랑스발전소(24만㎾)보다 크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이 발전소는 매일 4시간40분씩 2회 운전해 연간 5억5270㎾h의 전력을 생산한다”며 “화력발전소에 비해 연간 800억원의 유류 수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댐 수면을 활용한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도 시작했다.
○글로벌 물 기업으로 쾌속 성장
수자원공사는 1994년 중국 산시성 펀허강 유역 조사 및 제3 펀허댐 예비 타당성 조사 사업을 하면서 해외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한국국제협력단의 무상원조 사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20년도 채 안 돼 20개국에서 35개 사업(총 사업비 382억원)을 완료했고, 현재는 13개국에서 17개 사업(총 사업비 1조9080억원)을 수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 초기에는 사업 타당성 조사, 수자원 조사, 식수 개발사업 등 저부가가치 사업 중심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수력발전, 상수도, 홍수 방지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필리핀 마닐라 지역의 홍수 조절과 생활용수의 97%를 공급하는 안갓댐을 2010년부터 50년간 운영 관리를 맡기로 했다. 또 중국 장쑤성 쓰양현 지방상수도사업에 170억원을 투자해 하루 10만㎥를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고 지난해 5월 운영에 들어갔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쓰양현 지방 상수도사업은 지하수 2만㎥ 폐쇄를 통해 유수율을 38%에서 50%로 높였고, 하루 판매량도 2만2000㎥까지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수자원공사는 올해 해외에서 투자사업 11건을 수주한다는 전략이다. 연도별로는 2015년 8건, 2017년 5건, 2020년 5건 등을 신규 수주해 올해부터 2020년까지 총 60건의 해외 사업을 수주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네팔 라오스 파키스탄 필리핀 이집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국내 물부족 해소…“2020년 세계 3위 물기업 도약”
세계 10대 물기업 중 프랑스 베올리아가 2010년 기준 매출 19조1198억원, 물 서비스 인구 1억2237만명으로 단연 1위로 꼽힌다. 프랑스 수에즈와 아그바르, 스페인 FCC, 브라질 사베스프가 그 뒤를 잇고 중국 차이나워터도 10위에 올라 있다. 수자원공사는 해외 사업을 통해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비전 2020’을 마련한 이유다. 2025년 103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전 세계 물산업 시장에서 주역으로 자리잡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우선 국내외 상·하수도 서비스 인구를 5000만명으로 확대해 베올리아 수에즈 등과 경쟁하는 세계 3대 물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2020년에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해외 매출도 50%를 달성해 선진기업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2003년 유엔이 발표한 국민 1인당 가용수원량을 보면 한국은 1453㎥로 조사 대상 153개국 중 129위 수준이다.
특히 가뭄시 가용수원량이 부족해 2016년에는 약 10억㎥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김천 부항댐과 포천 한탄강댐 건설 등 수자원개발 사업과 기존 23개 댐의 치수능력 증대 사업을 2015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
한국수자원공사(K-water·사장 김건호)가 그동안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사업권을 획득해 추진하는 파트린드 수력발전소 사업은 완공 후 30년간 운영한 뒤 관리와 운영권을 파키스탄에 넘겨준다.
수자원공사가 해외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글로벌 물 관련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도 해외에서 투자사업과 기술용역을 포함해 21건 1조7150억원을 수주한다는 목표다. 김건호 사장은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국내에서 다목적댐, 산업단지, 광역상수도 사업 등을 하면서 기술력을 쌓아왔는데 이젠 세계적인 물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물 강국으로 성장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을 다스려 산업화 토대를 닦다
수자원공사는 정부의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따라 1967년 창립했다. 올해로 45주년을 맞은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다목적댐·공업용수도·광역상수도 건설과 안산신도시 조성 등 산업화의 토대를 닦아왔다.
수도사업은 전국 상수도 시설용량의 47.1%(2009년 기준)에 이르는 하루 1768만2000㎥ 용수 공급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전국 111개 지방자치단체와 일반 수용처 등 1777개 고객에게 전년보다 1억7900만㎥ 증가한 33억2600만㎥의 용수를 공급했다. 재해와 사고시에도 중단없는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관로 복선화와 노후관 개량, 비상연계시설 설치 등 수도시설 안정화 사업에도 투자를 지속해왔다.
수자원사업은 홍수 가뭄 등의 재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다목적댐 건설·운영·관리 능력을 높여왔다. 홍수기에 다목적댐에 최대 97억9000㎥의 물을 확보함으로써 갈수기에도 물을 풍부하게 공급하고, 수력발전을 통해 연간 1937GWh를 생산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산업단지 조성에도 앞장서 왔다. 창원·온산·여수·구미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했고 안산신도시와 시화지구 개발사업도 맡았다. 시화멀티테크노밸리 개발사업과 송산그린시티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5만4000㎾ 시설용량을 갖춘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지난해부터 가동에 들어가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 발전소는 조력발전소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해온 프랑스 랑스발전소(24만㎾)보다 크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이 발전소는 매일 4시간40분씩 2회 운전해 연간 5억5270㎾h의 전력을 생산한다”며 “화력발전소에 비해 연간 800억원의 유류 수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댐 수면을 활용한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도 시작했다.
○글로벌 물 기업으로 쾌속 성장
수자원공사는 1994년 중국 산시성 펀허강 유역 조사 및 제3 펀허댐 예비 타당성 조사 사업을 하면서 해외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한국국제협력단의 무상원조 사업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20년도 채 안 돼 20개국에서 35개 사업(총 사업비 382억원)을 완료했고, 현재는 13개국에서 17개 사업(총 사업비 1조9080억원)을 수행하고 있다. 해외 진출 초기에는 사업 타당성 조사, 수자원 조사, 식수 개발사업 등 저부가가치 사업 중심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수력발전, 상수도, 홍수 방지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필리핀 마닐라 지역의 홍수 조절과 생활용수의 97%를 공급하는 안갓댐을 2010년부터 50년간 운영 관리를 맡기로 했다. 또 중국 장쑤성 쓰양현 지방상수도사업에 170억원을 투자해 하루 10만㎥를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고 지난해 5월 운영에 들어갔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쓰양현 지방 상수도사업은 지하수 2만㎥ 폐쇄를 통해 유수율을 38%에서 50%로 높였고, 하루 판매량도 2만2000㎥까지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수자원공사는 올해 해외에서 투자사업 11건을 수주한다는 전략이다. 연도별로는 2015년 8건, 2017년 5건, 2020년 5건 등을 신규 수주해 올해부터 2020년까지 총 60건의 해외 사업을 수주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네팔 라오스 파키스탄 필리핀 이집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국내 물부족 해소…“2020년 세계 3위 물기업 도약”
세계 10대 물기업 중 프랑스 베올리아가 2010년 기준 매출 19조1198억원, 물 서비스 인구 1억2237만명으로 단연 1위로 꼽힌다. 프랑스 수에즈와 아그바르, 스페인 FCC, 브라질 사베스프가 그 뒤를 잇고 중국 차이나워터도 10위에 올라 있다. 수자원공사는 해외 사업을 통해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비전 2020’을 마련한 이유다. 2025년 103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전 세계 물산업 시장에서 주역으로 자리잡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우선 국내외 상·하수도 서비스 인구를 5000만명으로 확대해 베올리아 수에즈 등과 경쟁하는 세계 3대 물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2020년에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해외 매출도 50%를 달성해 선진기업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2003년 유엔이 발표한 국민 1인당 가용수원량을 보면 한국은 1453㎥로 조사 대상 153개국 중 129위 수준이다.
특히 가뭄시 가용수원량이 부족해 2016년에는 약 10억㎥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김천 부항댐과 포천 한탄강댐 건설 등 수자원개발 사업과 기존 23개 댐의 치수능력 증대 사업을 2015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