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물갈이 공천이 임박했다. 관심은 물갈이 폭이다. 새누리당은 당의 텃밭인 영남권의 물갈이가 절반을 넘어 70%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의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40% 이상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1일 “주말로 예정된 2차 공천자 발표 때 영남권 다수 지역이 전략지역으로 선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 내부적으로도 텃밭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

2차 공천에선 영남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전략지 22곳 중엔 서울이 9곳이었지만 영남권은 4곳에 불과했다. 지역구 20%(49곳)를 전략지로 선정키로 한 약속을 지키려면 27곳을 추가로 지정해야 한다.

당장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의 총선 후보를 경선을 통해 뽑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달성은 당세가 강하고 ‘상징성’이 있는 만큼 경선을 치러 후보를 정하게 될 것”이라며 “달성이 1차 전략공천 지역에서 빠진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달성은 박 전 대표가 14년간 지켜온 지역으로 총선 출마를 신청한 예비 후보는 이종진 전 달성군수, 이재희 전 국가정보원 정보국장, 구성재 전 조선일보 대구취재본부장 등 세 명이다.

달성 경선은 영남지역의 대대적인 물갈이를 의미한다는 분석이 많다. 70% 교체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대구·경북(TK) 지역의 한 의원은 “TK의 3선 이상 현역 의원을 모두 교체하고 초·재선 서너명만 남기려 한다는 소문이 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은 ‘호남 물갈이’가 임박했다는 분위기다. 광주 동구는 경선 과정이 중단됐고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됐다. 광주 북갑·을, 전남 장성, 전남 나주, 전북 김제·완주 등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된 곳도 전략공천으로 검토 중이다.

호남의 물갈이폭은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6명(박상천 정세균 정동영 김효석 유선호 장세환)을 제외하곤 아직 한 명도 공천에서 탈락한 사람이 없다.

14명(46.5%)이 교체된 18대 선거 때만큼 물갈이를 한다고 가정하면 공천이 확정된 이용섭 의원을 제외한 현역 의원 22명 중 10명 이상이 물갈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상호 전략본부장은 “이제부터가 진짜 공천”이라고 말해 강도 높은 물갈이를 예고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