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은 지금 '한국의 시대'] 대우건설 "6월 새정부 출범 이후 발주 쏟아질 것…현지 네트워크 강화"
“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가 있지만 부족 간 무력 충돌이 잇따르면서 정상적인 공사 발주나 진행은 현재 어려운 상황입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전후 복구사업 발주가 쏟아질 겁니다.”

정재학 대우건설 리비아 트리폴리지사장(상무)은 6일 “안전 문제로 공사 현장은 멈춘 상태”라며 “NTC 등과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면서 여건이 개선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1978년 벵가지 가리우니스 의과대학 신축공사를 시작으로 리비아에 진출한 대우건설은 정부종합청사와 트리폴리 메디컬센터 등 굵직굵직한 공사를 수주하며 리비아 건설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잡았다. 대우건설이 따낸 공사는 총 200여건, 금액으로는 110억달러에 이른다.

대표적인 게 1979년 우조비행장 건설 공사다. 당시 이탈리아 업체가 공사를 진행하던 중 열악한 환경 때문에 중간에 작업을 포기하고 떠났다. 이를 대우건설이 넘겨받아 한낮 기온이 섭씨 40~50도인 사막 한가운데서 야영하며 700㎞ 공사용 도로를 깔고, 우물까지 파서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밤에도 대낮같이 불을 밝히고 일하는 대우건설 근로자들의 열의와 근면함을 보고 리비아 정부가 한국과의 수교를 결정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지난해 개원한 벵가지 중앙병원은 1984년 대우건설이 공사를 맡아 20여년간 꾸준히 공사를 진행해 완공했다. 작년 리비아 내전 사태 때도 한국인 3명을 포함해 30여명의 직원들을 상주시키면서 부상한 시민과 군인들을 치료했다.

작년 50억6000만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한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 신규 수주 목표를 전년보다 30% 늘어난 64억달러로 세웠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 거점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남미 등 신시장을 개척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주요 플랜트 사업에서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파이낸싱(자금 동원) 능력을 적극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를 목표로 설계인력 충원 및 내부 육성도 계속 추진해 2015년까지 720명 수준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국내외 엔지니어링업체의 인수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올해 마수걸이 해외 수주에도 성공했다. 5일(현지시간) 모로코 ODI 인광석 비료공장 건설 공사와 사우디아라비아 호우트 가스설비 공사 등 2건의 사업을 총 4억6000만달러(5150억원)에 수주했다. ODI 인광석 비료공장 사업은 모로코 수도 라바트에서 남서쪽으로 180㎞ 떨어진 조르프 라스파 산업단지에 인광석을 가공해 복합 비료를 생산하는 2개의 플랜트를 짓는 공사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 업체들의 안방인 모로코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캐나다 등의 세계적인 건설사들을 제치고 공사를 일괄수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인광석 보유량 1위인 모로코는 2020년까지 인광석 생산·가공설비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어서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