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조정기에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중소형주(株)가 최근에는 오히려 외면받고 있다.

그동안 뛰어난 주가 회복력을 보인데다 금융감독원의 테마주 주가조작 조사, 제한된 국내 유동성 등 부담 요인이 있어 이번 조정기에 투자대안으로 삼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분석]주가 조정기 오히려 외면받는 중소형株
7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주는 올해 들어 강세를 보이다 지난달 이후부터 조정을 받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미국 증시에서도 나타난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미국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2월 강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 주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지수조정기에는 지수관련 대형주가 약세를 보이고 개별종목의 성격을 갖는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다"며 "하지만 최근 소형주는 본격적인 조정에 들어간 모습"이라고 전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는 만기일을 앞둔 상황에서도 프로그램 매매에 휘들리는 대형주 보다는 중소형주가 단기적으로 관심을 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논리가 무색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스닥이나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더 많이 하락한 표면적인 이유는 금감원의 주가조작 조사결과 발표를 앞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해 정치테마주들이 급락했기 때문"이라며 "좀더 큰 흐름에서 보면 가격 부담도 크다"고 진단했다.

코스닥이나 소형주 지수의 경우 국내 증시가 급락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수준을 회복, 가격부담이 작용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유동성이 제한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조정기에는 투자주체별로 순환적인 성격의 매수세가 유입된다"며 "하지만 연기금과 투신 등 국내 기관들이 지속적인 매도에 나서고 있어 중소형주까지 매기가 확산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 "통상 지수가 상승한 이후 기간 조정을 거치고, 이후 다시 방향성이 정해지면서 중소형주에까지 매기가 확산된다"며 "하지만 조정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직 중소형주가 부각되는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지수 조정기에는 중소형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정환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주에는 단기간 급등한데 따른 차익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급등했던 소형주는 지수 조정기에 오히려 대형주보다 깊은 조정을 받는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송 연구원은 "지수의 상, 하단이 막혀있는 상황에서 업종이나 시가총액 규모 등을 따지기 보다는 개별 이슈가 있는 종목별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