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7일 오전 10시45분 보도

남광토건이 신주인수권 행사가액 조정을 통한 자본확충을 고려하고 있다. 부채비율을 낮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졸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남광토건은 이미 존재하는 신주인수권을 활용하면 최대 950억원의 자본확충이 가능하다. 600%를 웃도는 부채비율을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규모다.

남광토건 관계자는 7일 “채권단과 출자전환을 추진하면서 신주인수권을 활용한 자본확충 방법을 감안하지 못했다”며 “이른 시일 안에 법무법인과 신주인수권 발행가액 조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광토건은 2009년 10월 1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만기는 오는 10월22일이다. 행사 가능한 주식 수는 1431만주, 보통주 1주당 행사가액은 6700원이다. 전액 행사되면 958억원의 자본금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출자전환과 감자 때문이다.

남광토건은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1837억원의 출자전환을 결정했다. 신주 교부는 오는 16일, 상장은 19일 이뤄진다. 자본 확충을 위한 선행 조건으로 대주주 100 대 1, 일반주주 및 소액주주 10 대 1의 감자를 결정해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BW 행사가액은 보통주 1주당 6700원에서 6만7000원으로 조정된다. 남광토건은 지난달 17일 완전자본잠식으로 인해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출자전환 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면 1170원이던 주가는 1만1700원으로 재조정된다. 6만7000원인 행사가액의 6분의 1 수준이다. 주가가 행사가액을 크게 밑도는 만큼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이유가 없다.

이에 따라 기존 행사가액인 6700원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감자 후 주가가 1만원 안팎으로만 형성돼도 대부분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