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중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외에 소위 ‘포스트 브릭스국가’로 불리는 멕시코 터키 칠레 등의 통화가치가 급락했다. BRICs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그리스 재정위기를 둘러싼 우려가 가시지 않으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신흥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주요 신흥국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대비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는 0.7% 하락했다. 한때 유로당 294.5포린트를 기록, 2월 이후 포린트화 가치가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 가치 역시 1.3% 이상 하락한 달러당 12.833페소를 기록했다. 이 같은 하락률은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값은 1.4% 떨어졌고, 터키의 터키리라화 값도 1.3% 낮아졌다. 세계 최대 구리 수출국인 칠레 페소화 역시 선진국과 중국의 구리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0.35% 떨어진 달러당 485.50페소에 거래됐다.

신흥시장 안전도를 가늠하는 JP모건신흥시장채권지수에 대한 리스크프리미엄은 전일 대비 0.08%포인트 오른 연 3.56%를 기록했다. 베누아 앤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폴란드에서부터 터키, 헝가리까지 거의 대부분 신흥국 시장이 매우 불안한 상태”라며 “BRICs의 성장세가 둔화된 데다 그리스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모두들 리스크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자금조달이 가장 필요한 국가로 브라질,헝가리,필리핀, 폴란드, 멕시코 등을 꼽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