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유럽 대륙을 관통하는 고속철인 유로스타가 전력선 고장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어 영불해협 해저터널을 오가는 수천명의 철도 승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유로스타는 5일(현지시간) 밤 전기선로 이상으로 일부 열차편의 운행이 9시간 가까이 중단됐다. 6일 오전에도 열차 4편의 운행이 취소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고 BBC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유로스타는 이날 오전 런던-파리, 런던-브뤼셀을 오가는 4개 열차편의 운행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전날 밤 유로스타가 멈춰서면서 열차에 탄 승객들이 9시간 정도 갇히고 다른 열차편의 운행이 연쇄적으로 지연되는 대소동이 빚어졌다. 특히 이날은 파리 패션주간 행사를 위한 승객이 많아 디자이너와 모델 등 패션 업계 종사자들의 피해가 컸다.

유로스타 대변인은 “프랑스 측 전력선에 문제가 발생해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했으며 6일 오후 모든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긴급복구는 유로스타 전력 관리를 담당하는 EDF에서 훼손된 전력선을 복구하는 동한 문제 구간의 고속철을 일반철로로 우회시키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유로스타 객차 안에서 8시간 발이 묶였던 테레즈 켈리 씨는 “열차가 서 있는 동안 아무런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 며 “여행을 완전히 망쳤다”고 항의했다. 유로스타 측은 “지연 운행과 운행 취소로 불편을 끼친 데 사과한다” 면서도 “그러나 전력선은 EDF에서 관할하기 때문에 유로스타의 통제를 벗어난 사고”라고 해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