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내 금융시장이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1960선까지 밀렸고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차분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9시9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35포인트(1.22%) 내린 1976.01을 기록 중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그리스 국채 교환 협상 마감을 이틀 앞두고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1% 이상 하락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그리스가 무질서하게 디폴트되면 유로존은 1조유로 이상의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는 1960대에서 장을 시작했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이 사자를 외치면서 낙폭은 다소 축소됐다.

개인은 4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140억원, 기관은 85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 중이다.

전체 프로그램도 90억원 순매수로 집계됐다. 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154억원이 빠져나가고 있는 반면 비차익 거래를 통해서는 244억원이 들어오고 있다.

모든 업종이 하락하고 있다. 철강금속, 기계, 의료정밀, 화학, 증권, 운수장비, 건설업, 종이목재, 섬유의복, 통신업, 제조업, 서비스업, 운수창고 등이 1%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총 상위 10위권 내 종목들은 일제히 하락 중이다. 현대모비스, LG화학이 2% 이상 떨어지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반영되면서 1%대 하락하고 있다. 디지털콘텐츠, 컴퓨터서비스, 음식료·담배 등이 2% 넘게 밀려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다.

전날보다 5.6원 상승한 1128.5원에 장을 출발한 환율은 이내 1128.8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에 상단을 가로막히며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가 채권 교환에 실패해 디폴트에 빠진다는 우려는 다소 극단적"이라며 "최근 상승에 따른 기술적 부담감이 큰 상태에서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컸던 점이 하락 요인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그리스 민간채권단의 채권 교환 참여율이 저조하더라도 66% 이상이 동의할 경우 대다수 채권자가 이를 따르게 하는 강제 집당행동조항(CAC)이 소급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CAC 적용시 비자발적 참여분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디폴트 조항 발동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현재 발행된 CDS의 순(net) 포지션의 물량이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문제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정인지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