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삼성이 그룹 차원의 에너지 절감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계열사별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방안을 시행한 적은 있지만 그룹에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대비 에너지 비용이 20% 가량 급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삼성은 미래전략실 주도로 그루 에너지 절감 대책을 수립하고 실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달 중순까지 그룹 관계사별로 에너지 사용현황, 고유가 영향, 에너지 절감 대책, 에너지 절감 우수사례 등을 취합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3월말까지 절전, 용수절감 등 일상적 에너지 절감 활동과 함께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

미래전략실도 지구환경연구소 등을 통해 추가적인 에너지 효율개선 방안을 세우고, 우수사례를 발굴해 관계사에 전파하기로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유가 급증이 계속되면 채산성 악화, 투자 위축 등 경영활동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두바이유 가격이 150달러까지 오를 경우 그룹 에너지 비용도 20%나 늘게 된다"고 우려했다. "결국 우리 스스로 에너지를 절감하지 않으면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1.33달러로 120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이란 사태 등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요인으로 인해 두바이유가 1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두바이유가 연평균 150달러를 지속할 경우 국내 경제 성장률은 1.9% 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 물가는 1.3%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