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법인들의 정기주주총회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소위 '유명인 주주명단'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말 주주명부 폐쇄 이후 최근 지분 5% 미만의 보유자들까지 담긴 실질주주 명단이 발행사에 모두 배달되기 때문이다.

대기업 등 재계를 대표하는 유력 인사들이 실제 주주로 나타나면 향후 주가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어 확인되지 않은 유명인 지분투자 루머까지 시장에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7일 상장사 주주명부를 관리하는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한 기업의 주주명부는 일반적으로 전산작업을 거쳐 1월말 이후부터 발행사에 모두 배달된다. 늦어도 2월초 대부분 명부 배달이 마무리된다.

또 전산작업을 거친 주주명부는 1월초 이후라도 발행사의 명부 열람이나 주주명의개서(권리자 변경으로 증권명의인 표시를 바꾸는 일) 등 등록변경이 가능하다. 다만 개인들은 현재 상법상 주주요청이 없으면 명부 열람이 쉽지 않다.

애플에 휴대폰 부품인 리니어진동모터를 공급하고 있는 블루콤은 최근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2%를 보유하고 있다'는 소문이 시장에 나돌고 있다.

블루콤은 정기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권리주주 확정을 위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주주명부를 폐쇄했고, 이 과정에서 윤 전 부회장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윤 전 부회장이 블루콤 지분 2%를 장내에서 샀고, 주주명부폐쇄를 통해 확인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윤 전 부회장이 추가 매수를 통해 지분을 5% 수준까지 늘릴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블루콤은 코스닥시장 상장절차 진행 당시 윤 전 부회장이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반투자자 공모청약에 청약증거금만 2조원 이상 몰린 바 있다. 윤 전 부회장은 지분보유 사실이 회자되자 상장심사 청구 직전 지분을 전량 매각했었다.

블루콤 관계자는 "주주명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나 민감한 문제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블루콤은 오랫동안 삼성전자에 마이크로스피커와 리니어진동모터를 납품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위폐감별기업체 에스비엠은 2010년 기준 주주명부폐쇄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서한의 최대주주였던 변호사 정병양씨가 각각 지분 3%와 2%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기준 주주명부에서는 이들의 이름이 사라진 것으로 전해진다.

유명인의 지분보유 사실은 증시에서 늘 막강한 주가 모멘텀(상승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디어 컨버전스 전문기업인 인스프리트는 이날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투자 소식에 개장 직후부터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인스프리트는 전날 이기태 전 부회장과 케이더파워를 상대로 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케이더파워는 이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