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 이틀째 … 방파제 구조물 투하 착수
제주 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부지 안 ‘구럼비 해안’ 바위 발파 작업이 8일 이틀째 이어졌다. 기지 건설을 가로막고 나선 외부단체 회원들과 일부 주민들이 이날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공사현장 근처에서 집회를 열면서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기지 건설에 찬성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은 같은날 강정마을에서 별도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 바람에 찬반 단체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한국시민단체협의회와 애국단체총연합회 등 전국의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후 1시 강정천 체육공원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촉구 시민대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제주 밖에서 온 500여명과 제주도 내 찬성단체 회원 1000여명이 참가했다.

안영환 새누리당 의원은 “대한민국에는 3000명의 전문 시위꾼이 있어 부산 영도(희망버스)도 가고 광화문에도 가고 제주도에도 왔다”며 “전문 시위꾼들은 제주도를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단체 측도 공사 저지를 위한 집회를 가졌다. 이날 오전 7시30분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은 공사현장 진입로에 모여 “해군기지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이 자리에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이틀째, 권영길 통합진보당 의원은 새로 동참했다.

강정마을회와 문정현, 문규현 신부를 비롯한 반대단체 회원 50여명은 오전 6시부터 해군 제주기지사업단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사업단 정문 앞에서 농성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반대단체 간 충돌이 발생, 임모씨 등 2명이 정문을 파손한 혐의(기물파손)로 경찰에 붙잡혔다.

반대 측의 방해에도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해군기지 시공사는 낮 12시26분부터 강정항 동쪽 100m 지점 바위 4곳을 발파했다. 방파제 기초 구조물인 ‘케이슨 1호’를 실은 해상 도크(야외 작업장)를 기지 부지 쪽으로 옮기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날 공사가 된 케이슨 1호는 무게가 8800t에 달하는 기초 구조물이다. 반대단체 측은 이를 바다에 투하하면 다시 꺼내기가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찰은 해군기지 찬반 양측의 충돌을 우려해 공사현장 주변에 13개 중대 1000여명을 배치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