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남들이 다 좋다는 6시그마, 우린 왜 안 통할까
임원회의 시간, 김 사장은 아침부터 피곤해 하는 허 이사가 맘에 걸린다. ‘저 친구, 어제도 야근하고 집에 안 들어갔나?’ 6개월 전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허 이사. 부장 시절에는 일처리도 깔끔하고, 성과도 좋았는데 임원이 되고 나더니 헤매기 시작한다. 매일 동분서주하고, 직원들과 마라톤 회의도 하는 것 같은데 성과는 별로고, 직원들은 허 이사 앞에서 돌 씹은 표정이다. 도대체 똑똑하고 야무졌던 예전의 허 부장은 어디로 간 걸까.

최고경영자(CEO)라는 자리에 있다 보면 예측 불가능한 사고나 골치 아픈 조직 문제, 변화무쌍한 시장 상황으로 인해 끊임없는 질문 앞에 놓이게 된다.

《세상 모든 CEO가 묻고 싶은 질문들》은 CEO들이 한번쯤 가졌을 법한 고민에 답을 해준다.

‘남들은 다 좋다는 6시그마, 우리 회사에서는 왜 안 될까’ ‘기발한 아이디어, 어디서 훔쳐올 수 없을까’ ‘우리 회사는 인사평가 때마다 왜 이리 말이 많을까’ ‘직원들이 삽질하지 않고 일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잘나가는 회사를 벤치마킹했는데 왜 우리는 이 모양일까’ ‘우리 제안에 시큰둥한 상대와 어떻게 거래를 성사시킬까’ 등 경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의 원인을 살피고 현실적인 접근법과 행동지침을 제시한다.

허 이사처럼 신임 임원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새롭게 변한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을 내린다. 자신의 역할이 관리자에서 리더로 바뀌었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주어진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관리하는 ‘워크 스킬’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통해 일을 이뤄내는 ‘피플 스킬’을 배우게 하라고 조언한다.

[책마을] 남들이 다 좋다는 6시그마, 우린 왜 안 통할까
회사 내에 창의적 아이디어가 궁한 상황에서는 외부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의적으로 훔치라고 말한다. 애플은 파워케이블에 발이 걸려 발생하는 노트북 파손을 막기 위해 자석 방식의 파워케이블을 내놓았다. 일본 전기밥솥의 파워케이블과 같은 방식이었다. 아이디어를 베꼈다는 비난에 대해 스티브 잡스는 당당하게 말했다. “애플의 직원들은 훌륭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데 더 과감해져야 한다.”

책은 ‘시나리오 질문’과 ‘사례 중심 해법’이라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문제의 핵심을 쉽게 파악해 해법도 빠르게 찾도록 돕는다.

조직의 리더라면 한번쯤 고민해본 100가지 문제들을 조직관리, 성과관리, 인사관리, 마케팅전략, 전략경영, 협상전략, 위기관리, 경영철학 등 총 8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해법을 제시한다. 전문가 조언을 카운슬링 받듯이 이해하면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