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위원장 "글은 뇌를 여는 열쇠…하루 30분 책 읽어주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문용린 '독서의 해' 위원장, 스마트세대 독서법 제시
“책을 읽어야 나라가 삽니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여야 국민의 교양이 올라가고, 공감대가 생기고, 소통이 일어나고, 민주주의가 됩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의 독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를 ‘독서의 해’로 정하고 9일 선포식을 가졌다. ‘독서의 해’ 추진위원장을 맡은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65·전 교육부장관·사진)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문 교수는 “미국 영국 일본 핀란드 등 많은 선진국들은 일찍부터 국가 차원의 독서운동을 통해 독서문화 확산에 나서고 있다”며 독서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핀란드는 정부 부처에 독서 관련 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책을 제대로 못 읽으면 사회적으로 낙후되니 국가가 돈을 대서라도 독서력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서죠.”
최근 정부가 실시한 독서실태 조사를 보면 국민의 독서율은 2004년 76%에서 지난해 66.8%로 하락했다. 국민 10명 중 3명 이상은 1년 내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난해 도서 구입비는 월 2만570원(2인 이상 가구)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 교수는 “책을 안 읽는 것도 문제지만 독서의 양극화가 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공감영역이 넓어지고 사고의 균형이 잡히는데 ‘나는 그 사람이 쓴 책은 안 봐’식의 독서 편중화가 의식의 양극화를 가져온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찬반 논란이 거센데 맹목적으로 자기 편만 들지 말고 왜 FTA가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하는지, 결사코 반대하는 논리는 뭔지 서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소통의 매개는 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 교수는 독서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책을 통해 재미를 얻는 습관을 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책은 엔터테인먼트의 원천입니다. 초·중·고교 때부터 책을 재미있게 읽도록 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책하면 공부를 떠올리죠. 학교교육을 위해 평생교육을 잡아먹고 있는 겁니다.”
그는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학생들의 독서 방법으로는 ‘무릎 위에 앉히고 책 읽어 주기(reading on the knee)’를 추천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퍼스트레이디였을 때부터 펼친 독서운동이다. 매일 아이들을 무릎 위에 앉혀놓고 30분 정도 책을 읽어주면 독서습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 등 디지털 문화 확산으로 독서가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 “종이책 읽기는 줄었지만 오히려 읽기문화는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자는 뇌를 여는 열쇠입니다. 문자를 통해 뇌에 기억이나 정보가 입력되죠. 책으로 문자를 읽는 게 좋지만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스토리이고, 메시지이고, 콘텐츠입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은 문자가 표시되는 수단일 뿐 결국 문자라는 형식을 빌려 소통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문 교수는 “지금은 종이책이 중심이지만 머지않아 전자책 전문 출판사가 출현하는 등 비즈니스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며 “출판계가 종이책에 연연하기보다는 독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의 독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를 ‘독서의 해’로 정하고 9일 선포식을 가졌다. ‘독서의 해’ 추진위원장을 맡은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65·전 교육부장관·사진)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문 교수는 “미국 영국 일본 핀란드 등 많은 선진국들은 일찍부터 국가 차원의 독서운동을 통해 독서문화 확산에 나서고 있다”며 독서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핀란드는 정부 부처에 독서 관련 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책을 제대로 못 읽으면 사회적으로 낙후되니 국가가 돈을 대서라도 독서력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서죠.”
최근 정부가 실시한 독서실태 조사를 보면 국민의 독서율은 2004년 76%에서 지난해 66.8%로 하락했다. 국민 10명 중 3명 이상은 1년 내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얘기다. 지난해 도서 구입비는 월 2만570원(2인 이상 가구)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 교수는 “책을 안 읽는 것도 문제지만 독서의 양극화가 더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공감영역이 넓어지고 사고의 균형이 잡히는데 ‘나는 그 사람이 쓴 책은 안 봐’식의 독서 편중화가 의식의 양극화를 가져온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찬반 논란이 거센데 맹목적으로 자기 편만 들지 말고 왜 FTA가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하는지, 결사코 반대하는 논리는 뭔지 서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소통의 매개는 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 교수는 독서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책을 통해 재미를 얻는 습관을 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책은 엔터테인먼트의 원천입니다. 초·중·고교 때부터 책을 재미있게 읽도록 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책하면 공부를 떠올리죠. 학교교육을 위해 평생교육을 잡아먹고 있는 겁니다.”
그는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학생들의 독서 방법으로는 ‘무릎 위에 앉히고 책 읽어 주기(reading on the knee)’를 추천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퍼스트레이디였을 때부터 펼친 독서운동이다. 매일 아이들을 무릎 위에 앉혀놓고 30분 정도 책을 읽어주면 독서습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 등 디지털 문화 확산으로 독서가 줄었다는 지적에 대해 “종이책 읽기는 줄었지만 오히려 읽기문화는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자는 뇌를 여는 열쇠입니다. 문자를 통해 뇌에 기억이나 정보가 입력되죠. 책으로 문자를 읽는 게 좋지만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스토리이고, 메시지이고, 콘텐츠입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은 문자가 표시되는 수단일 뿐 결국 문자라는 형식을 빌려 소통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문 교수는 “지금은 종이책이 중심이지만 머지않아 전자책 전문 출판사가 출현하는 등 비즈니스 방식이 달라질 것”이라며 “출판계가 종이책에 연연하기보다는 독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