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아킬레스건…우즈 '기권'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캐딜락챔피언십(총상금 850만달러) 4라운드가 열린 12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도럴골프장 블루몬스터TPC(파72) 12번홀(파5). 타이거 우즈(미국)는 강력한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그간 친 볼은 공식 기록으로 321야드나 되는 ‘오잘공(오늘 가장 잘맞은 공)’이었다. 그러나 우즈는 티샷 직후 얼굴을 찡그리며 통증으로 괴로워했다. 우즈는 동반자 웹 심슨(미국)이 티샷을 마치자 악수를 나눈 뒤 “그만둬야겠다”고 말하고 대회 진행 요원을 불러 코스를 떠났다.

우즈는 아무런 해명도 없이 자신의 검은색 메르세데스-벤츠S65에 캐디 조 라카바를 태우고 황급히 도럴골프장을 빠져나가 100마일 떨어진 주피터의 집으로 향했다.

우즈는 골프장을 떠난 지 1시간 후 “오전에 워밍업을 하는데 왼쪽 아킬레스가 타이트하게 느껴졌다. 이후 점점 나빠졌다. 과거에는 이런 상황에서 플레이를 계속했지만 이번에는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심슨은 “12번홀 티샷을 하고 난 뒤 우즈가 굉장히 아파 보였다. 특별한 말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뒷조에서 플레이하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우즈가 화장실에 가는 줄 알았다고 한다.

으악! 아킬레스건…우즈 '기권'
심슨의 캐디인 폴 테소리는 “4번홀부터 우즈가 절뚝거리면서 걸었다”고 얘기했다. 그의 걸음걸이는 갈수록 안 좋아졌고 전반을 마치고 골프화를 갈아 신기도 했다. 우즈의 캐디 라카바는 테소리에게 “아킬레스가 부었다”고 귀띔했다.

우즈는 전날만 해도 몸상태를 묻는 사람들에게 주저없이 “최상이다”고 답했다. 연습장에서는 제이슨 데이(호주)를 만나 플로리다 생활과 아들 찰리가 골프볼을 치는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우즈는 이날 6, 7, 10번홀에서 3개의 보기를 범하며 3오버파를 기록 중이었다. 10번홀(파5)에서 두 번째샷을 물에 빠뜨리기도 했다.

앨런 십너크 골프닷컴 칼럼니스트는 “우즈는 어린 여자 같은 발목을 갖고 있다. 이런 연약한 뼈대에 살이 붙어 있는 형국이어서 몸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게다가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3주 연속 투어를 뛴 우즈는 이번주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9~20일 열리는 이벤트 대회 ‘태비스톡컵’에 나갈 예정이었다. 이어 22일 개막하는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뒤 4월 초 마스터스에 나설 계획이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