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개성공단 철수 검토했더니 北태도 바뀌더라"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신문·방송사의 편집ㆍ보도국장들로부터 제주해군기지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정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밝혔다.

○정치적목적 정상회담 안해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관련, “남북간에 보이지 않는 성과가 있었다”며 개성공단을 예로 들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하고 나니까 걸핏하면 ‘개성공단 문을 닫겠다’‘기업을 내쫓겠다’고 하는 등 북한이 갑, 우리가 을이었다”며 “그래서 현재 나가 있는 기업을 전부 철수하고 국내로 오거나 해외로 나갈 때 비용이 얼마나 들 것인가 조사해보니 감당할 수 있는 숫자 였다. (그런 조사 이후) 북한이 태도를 바꾸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연평도 사건 때 앞으로 북한의 새로운 도발이 있을 때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란 점을 후진타오 중국 주석을 통해 북한에 통보했다”며 “중국으로부터 북한에 공식적으로 입장을 전달했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과 관련, 이 대통령은 “정치적 목적으로, 임기 중 한번 해야겠지, 하는 생각을 갖고 정상회담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한·미 FTA 북한이 가장 반대

이 대통령은 논란이 되고 있는 제주해군기지와 관련, “해군기지는 안보 문제 플러스(더하기) 경제문제”라며 “북한이 지금 가장 반대하는 것이 제주해군기지와 한·미 FTA”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에서) 한·미 FTA에 유독 반대가 큰 것은 혹시 이데올로기의, 반미와 관련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FTA는 남의 나라 위해 하는 게 아니고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요청으로 협상 개시를 앞두고 있는 한·중 FTA와 관련, “서두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로 보나 여러가지 면에서 (한·중 FTA가) 긍정적인 면이 크다 할지라도 풀뿌리 중소기업이나 농촌 제품이 비중으로 따지면 1%가 안되지만, 1%를 희생해서 빨리 서두르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했다.

○임기 말 탈당 고려 안 해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대세론과 한계론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이 대통령은 “대세론은 들어 봤어도 한계론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박 위원장은) 유망한 정치인이다. 우리나라에 그만한 정치인이 몇 사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탈당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으로서 당적을 갖고 있으면 공정한 선거를 할 수 없고 탈당해야만 공정한 선거를 한다고는 국민이 믿지 않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야권 통합과 반 MB정서가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국민이 판단할 일”이라며 “기존 ‘3김 시대’ 정치공학으로,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풍토로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탈당과 관련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개헌과 관련, “권력구조 문제뿐 아니라 21세기에 맞춘 개헌의 필요성이 있다”며 “특히 지금은 국회에서 당대 당 관계가 지역대 지역의 관계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