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소비 늘어 가격 강세
소고기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형 유통점의 할인 판촉에 힘입어 소고기 수요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지에선 추가 상승을 예상해 한우 출하를 늦추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9일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한우 1㎏ 경락가격은 1만4269원(3등급 이상 평균)으로 이달 들어 3.7%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7.1%, 올 들어선 21.9% 오른 것이다. 설 직전 강세를 보이다 2~3월 일시적으로 가격이 떨어지던 예년의 양상과 다른 모습이다.

소고기값 강세는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점들이 올초부터 진행하고 있는 소고기 할인 판촉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정주성 축산유통연구소장은 “국내 소비자에게 소고기는 서민용이 아닌 비싼 품목으로 인식돼 있었다”며 “그러나 판매점별로 20% 내외의 할인판매를 장기간 펼치면서 소비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돼지고기를 주로 먹던 상당수 소비자도 소고기로 넘어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고기값이 반등하면서 한우 산지에선 출하량을 조절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소장은 “작년만 해도 덜 자란 소를 서로 먼저 출하하려는 모습이었으나 최근엔 700㎏까지 다 자란 뒤 출하하려는 농가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소고기값은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가 이어져 가격이 약세로 돌아서지는 않겠지만 유통점들이 할인 판촉을 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대를 넘어서긴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