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14일 미국발(發) 훈풍으로 지난달 20일 기록한 연고점(2047.43)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주요 주체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1% 이상 뛰며 202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1205억 원, 기관이 825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수선물이 강세를 보이며 전체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4700억 원 이상이 들어왔다. 금융, 운수장비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반면 기계, 철강금속은 소폭 하락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2월 소매판매가 크게 개선된데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중앙은행(Fed)이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뒤 급등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만3000선을 크게 웃돌았고 나스닥지수도 11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사자'를 외쳐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하다는 점이 확인된데다 미국 증시가 급등해 상승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언급을 할 가능성은 낮았던 만큼 QE3 가능성을 열어놓는 '립서비스' 정도면 증시 흐름에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종료시점인 오는 6월 이전에 QE3를 조급하게 시행하면 오히려 경기에 대한 자신감 상실로 해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는 전날 외국인이 다시 매수에 나서 최근 매도세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었다" 며 "외국인 매수 기조에 국내 유동성이 가담하면 코스피지수는 직전 고점(2050)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지금까지 강세장의 원천은 바로 유동성" 이라며 "종목 대응에 초점을 맞춰 상승 흐름에 편승할 것"을 권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완화적 통화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신흥국 증시 등 고성장 섹터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며 유동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실적이 양호하고 가격 매력이 높은 자동차, 전기전자(IT) 등 주요 수출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또 스마트폰 관련주와 반도체 장비, 플랜트 기자재 등 중소형 우량주에도 주목해 볼만하다고 전했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 유동성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1차적으로 206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기술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코스피지수는 패턴상 상향 쐐기형을 형성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며 "시장에선 기관과 외국인의 영향력이 더욱 강력해져 이들의 선호주 위주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음식료, IT, 운수장비, 유통, 금융(은행)업 등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