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은 14일 엔화가 장기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낮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과거 경험을 살펴보면 엔화 가치가 하락한다고 해서 항상 코스피지수가 떨어졌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1990년 이후 엔화가 약세를 보였던 1995년5월~1998년8월, 1999년12월~2002년3월, 2005년1월~2007년6월 세 기간을 살펴보면 첫번째, 두번째 상황에서는 코스피지수가 하락했으나 세번째 기간에서는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그는 "2005년1월~2007년6월에는 풍부한 국내 유동성으로 엔화 약세에 따른 부정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양 이사는 또 코스피지수의 방향이 바뀌려면 엔화 약세가 장기적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낮다"라고 지적했다.

엔화 약세 장기화 또는 급격한 엔화 약세를 이끌 수 있는 결정적 변수는 미·일 금리차의 급격한 확대에 따른 엔캐리트레이드 활성화인데 이를 위해서는 미국 기준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거나 양적 완화 정책이 사라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무역수지 적자 지속 또는 경상수지 적자 반전 등 일본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탈) 악화로 엔화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양 이사는 다만 "최근 주가 추이를 살펴볼 때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경쟁업종으로 꼽히는 전기전자(IT), 자동차, 철강, 조선업종 중 자동차업종은 상대적으로 엔화 약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