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자정을 기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외국인이 수혜주(株) 매수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투신, 기금을 필두로 한 기관도 관련주를 주목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은 한·미 FTA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자동차주가 포함된 운송장비 업종을 전날 각각 1292억원, 1015억원 가량 매수했다. 이날도 장 초반부터 오후 1시 25분 현재까지 외국인은 1183억원을 집중적으로 쏟아붓고 있고, 기관도 225억원 어치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현대차에 대해 지난 9일부터 전날까지 사흘간 매수에 나서 35만8988주를 샀다. 기관은 현대차를 12일부터 이틀간 10만주 이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특히 기아차를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0일부터 전날까지 단 이틀을 제외하고 연일 매수에 나섰고, 735만7100주를 사들였다. 기관은 지난 8일부터 사흘 연속 70만주 가까이 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전날 대표적인 차 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에도 각각 9만7000주, 19만8000주씩 러브콜을 보냈다. 현대위아만도, 성우하이텍, 에스엘 등도 하루 이틀전부터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관심이 전날부터 한·미 FTA 수혜주에 집중됐다"며 "특히 차 부품주의 경우 즉각적으로 관세(2.5%)가 철폐될 예정이어서 공식 발효되는 내일까지는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타이어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주 3총사도 관심을 받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이어주에 대한 관세가 4%로 완성차(2.5%) 보다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단계적인 관세 철폐가 미치는 영향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타이어 업체들은 미국에 생산공장이 없어 미국 수출시 관세철폐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임 연구원은 "이 밖에 기계와 섬유도 한·미 FTA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이라며 "제네릭(복제약) 생산, 판매와 관련한 소송이 우려되는 제약 업종이 약가 인하까지 겹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한·미 FTA 수혜주도 실적에 직접 반영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차 업종의 경우 전날 부터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많이 유입됐지만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며 "한·미 FTA는 단기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여기기 보다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이슈"라고 조언했다.

임동락 연구원도 "한·미 FTA가 실적으로 연관되는지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챙겨봐야 한다"며 "업종 내에서도 특히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을 확인하고 수급을 체크해 접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