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짜리 지폐를 검게 만든 이른바 ‘블랙노트’를 이용해 사기행각을 벌이던 외국인 일당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미화 100달러를 검게 만든 ‘블랙노트’를 진폐로 바꾸는 시범을 보이는 방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인 라이베리아인 등 외국인 일당 5명을 검거, 국내총책 D씨(43·앙골라 국적) 등 2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외국인들을 상대로 사업하는 국내 원단 업자와 중고차 매매업자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라이베리아, 앙골라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통할 목적으로 원단이나 중고차를 수입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속여 신뢰를 쌓았다. 이어 블랙노트를 요오드 등 화학약품으로 세척해 진폐 미화 100달러로 바꾼 후 이를 은행에서 환전해보라고 시켜 피해자들로 하여금 믿게 만들었다.

이후 이들은 백지 뭉치를 보여주며 “사실은 UN에서 리비아에 제공한 비밀자금인데, 블랙노트처럼 이것을 진폐로 바꾸려면 추가로 특수 기계와 약품을 구입해야 한다”고 속여, 그 구입비용조로 1억원 상당을 가로채는 식으로 범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블랙노트를 이용해 UN의 비밀자금이나 특정국가의 통치자금이라며 환전을 요구하거나, 이를 진폐로 바꾸기 위해 비용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에는 즉시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수원=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