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예상을 뛰어넘는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하반기 반도체 부문의 가세로 매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4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4조6828억원이다. 3개월전 4조1794억원에서 1개월전 4조5527억원으로 상향되는 등 상향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추정치를 조정한 증권사들은 더욱 높은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5조323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5조2960억원에 이어 또 다시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HSBC증권은 이보다 많은 5조423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실적 추정치의 상향은 우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4800만대로 전분기 3650만대보다 31.5% 증가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비중이 지난해 4분기 37.6%에서 1분기 51.1%로 확대되고 평균 판매단가도 183달러로 19.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통신부문 영업이익이 3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09년과 2010년 연간 통신부문 영업이익 4조1000억원, 4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HSBC증권은 상반기 갤럭시 노트 및 하반기 LTE 모델의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2012년 스마트폰 출하량 추정치를 기존 1억9000만대에서 2억1000만대로 상향조정했다. 상반기에는 커진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에 대한 강한 틈새 수요로 5.3인치 갤럭시 노트 출하량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갤럭시S3로 하반기에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서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가장 대표적인 애플 아이폰 대항마로 자리매김한 점 △AM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대표 제품이라는 점 △사이즈 측면에서 풀 라인업을 갖추면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고 있다는 점 등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처럼 선전할 수 있는 3가지 원인으로 제시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이런 위상을 가진 경쟁업체가 등장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도 통신 사업 부문에서 1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점차 D램 가격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반도체 부문이 하반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D램 업황은 2010년 5월 정점을 형성한 이후 지난 1월까지 20개월 가량 지속적으로 악화되다 지난달부터 회복되기 시작했다.

우리투자증권은 2012년에는 축소된 생산 능력과 공정 난이도의 상승, 완만한 수요 회복을 바탕으로 D램 산업의 업황이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며 2013년에도 2012년의 부진한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양호한 업황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앞으로 2년 동안은 D램 산업의 업황이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HSBC증권은 D램 가격 강세가 PC D램 뿐만이 아닌 서버 및 모바일 D램의 가격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며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PC D램, 서버 및 모바일 D램은 전체 D램 시장에서 8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반도체 부문까지 가세하면서 삼성전자는 매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분기 5조8740억원, 3분기 6조5470억원, 4분기 7조2110억원으로 매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했다.

이같은 기대감에 삼성전자 주가는 또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9000원(2.38%) 오른 12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25만5000원까지 오르며 지난 9일 기록한 123만1000원을 넘어섰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