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숙 의원의 불출마 소신
“야권연대 협상 실무책임자인 내가 어떻게 식구들 희생을 바탕으로 출마한다고 얘기할 수 있겠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협상 타결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박선숙 의원(사진)이 사실상 19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명숙 대표 등 지도부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역의 출마를 강권하고 있지만 박 의원은 요지부동이다.

박 의원은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야권연대 협상 대표로 나서기로 한 순간부터 결과에 상관없이 19대 총선에 나서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오랜 ‘입’ 역할을 했던 박 의원은 18대에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정무위 활약 등 모범적인 의정 활동으로 야권 내 가장 경쟁력 높은 의원 중 한 사람으로 꼽혔다. 민주당 실무책임자로 나서 지난 10일 야권연대 협상을 마무리하며 당내에서는 지역구 공천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정작 박 의원은 불출마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야권 협상 민주당 대표로 나서기 전까지 박 의원은 재선 도전 의사를 갖고 있었으나 협상 대표를 맡은 직후부터 출마를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박 의원은 “야권 협상으로 주변의 많은 동료들이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데 그 결과를 가지고 제가 지역구에 출마한다는 것은 정치 도의가 아니다”며 “DJ 밑에서 그런 식으로 정치를 배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