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러시아 루살이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반토막나는 등 경영 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빅토르 벡셀베르크 루살 회장이 회장직 사임과 이사회 사퇴를 발표했다고 14일 보도했다. 벡셀베르크 회장은 사임 이유에 대해 “회사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며 “부채가 날로 늘어나는 등 루살이 재정난에 처하게 된 것은 경영진의 잘못”이라고 비난했다.

벡셀베르크 회장의 비난은 올레크 데리파스카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사람은 최근 루살의 경영 악화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루살은 작년 2월부터 알루미늄 가격 하락으로 수익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로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작년 4월 t당 2797달러까지 치솟았던 알루미늄값은 12월 t당 1962달러로 30% 넘게 떨어졌다. 올 들어 t당 2258달러까지 가격이 반등했지만 부채는 114억달러로 늘었다. 벡셀베르크 회장은 루살이 보유 중인 니켈업체 노릴스크니켈의 지분 25%를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데리파스카 CEO는 이를 거부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루살 주가는 2010년 기업공개(IPO) 당시보다 43% 떨어진 주당 5.77홍콩달러(13일 종가 기준)에 머물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