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적었던 '스위트오일'도 가격 껑충
앙골라와 베트남 등에서 나는 ‘저유황 석유(스위트 오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당초 아프리카와 동남아산 스위트 오일은 생산량이 많지 않아 틈새시장용 정도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최근 일본 중국 등 아시아지역 석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의 원유 수요 증가에 따라 그동안 잘 거래되지 않던 군소 산유국의 ‘스위트 오일’ 가격마저 급등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스위트 오일은 황 함량 비율이 낮고, 점성이 높은 원유를 말한다. 리비아산 원유나 인도네시아 두리유, 앙골라 카빈다유, 베트남 수투덴유 등이 ‘스위트 오일’로 분류된다. 글로벌 원유 시장의 가격 기준 역할을 하는 두바이유,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원유(WTI)에 비해 생산량이 많지 않은 데다 정유시설에 별도의 설비를 깔아야 하는 까닭에 수요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란 시리아 예멘 수단 등 중동지역 정정 불안에 따른 공급 감소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석유 수요 증가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26달러를 넘어서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평균적으로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2달러 싼 가격에 거래되던 카빈다유는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인 브렌트유 가격에 배럴당 1.50달러의 프리미엄이 붙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하다시피 한 일본이 화력발전소용으로 ‘원유 특성과 가격에 상관없이’ 석유를 사들이면서 스위트유 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중국 역시 정유시설을 대폭 확충하며 석유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8.5% 늘어난 하루평균 595만배럴의 석유를 수입했다. 여기에 아시아 각국이 경쟁적으로 비축유 규모를 늘리면서 석유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지난주 비축유 규모를 55일 사용치에서 64일치로 확대했다. 인도와 중국 역시 비축유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스위트 오일 수요가 폭증한 탓에 인도네시아는 국내 수요분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원유 수출 중단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위드자조노 파르토위다그 인도네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말 “수출보다 국내 수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수출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