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12개월째 하락…1년 새 7.6% 떨어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아파트 값이 12개월 연속 떨어졌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이는 이 업체가 조사를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가장 길게 이어진 하락세다.

최근 1년 동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은 평균 7.63% 떨어졌다. 강남구가 10.83% 하락률로 가장 두드러졌다. 강동구는 9.46%, 송파구와 서초구는 각각 7.92%, 3.36% 내렸다.

개포동 주공1단지 42㎡는 1년 사이 17.63%(1억4500만원) 하락, 현재 6억775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 113㎡는 9억8000만원으로 14.78%(1억7000만원) 떨어졌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은 2003년 11월부터 2004년 1월까지 3개월 동안 떨어졌다. 이어 2004년 5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8개월 동안에도 연속 하락했다. 노무현 정부가 집권 초기 후분양제 도입, 안전진단기준 강화, 재건축연한 강화, 소형주택 의무비율 확대, 조합원 명의변경 제한 등 재건축 규제를 마련하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상승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2008년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동안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강남 재건축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가 잠실, 압구정, 반포 등을 중심으로 한 한강변개발계획(전략·유도정비구역)을 발표하면서 2010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반짝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후 1년간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여전히 불안하고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상승여력이 크지 않아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