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1억3000만 내수 시장 매력…인도네시아에 돈 몰린다
대형 제조업체와 금융사들이 인도네시아로 몰려가고 있다. 탄탄한 내수시장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것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올해 글로벌 사모펀드의 인도네시아 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54% 늘어난 10억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현지 투자를 위해 전 인도네시아 상업은행 총재를 영입했다. 인도네시아 내에서 활동 중인 사모펀드들도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8억달러를 모집했던 TPG캐피털도 올해 투자를 늘릴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글로벌 제조업체들도 인도네시아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혼다는 지난 13일 “인도네시아에 생산량 110만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현지의 네 번째 공장 건설을 위해 혼다는 3억40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연간 생산량은 53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기록 중인 도요타는 2억달러를 투자해 생산량을 현재의 2배인 연 23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7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철수했던 제너럴모터스(GM)는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연 4만대 규모 생산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인도네시아의 내수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세계 경기침체에 영향을 덜 받는다는 얘기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4%인 1억3000만명의 중산층(연간 소득 370만원 이상)과 전체 인구의 60%가 넘는 35세 미만의 젊은층이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6.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 15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신용등급을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린 지 14년 만에 투자등급인 ‘BBB-’로 올렸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증시는 13% 상승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