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ARM 창업자와 회동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사진)이 세계 반도체 설계 시장에서 미국 인텔과 쌍벽을 이루는 영국 ARM의 창업자와 단독으로 만났다. 이 사장은 14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ARM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튜더 브라운 사장을 만나 1시간 반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브라운 사장은 1990년 워런 이스트 ARM 최고경영자(CEO)와 공동으로 ARM을 설립해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회사로 키운 뒤 오는 5월 은퇴한다.

이 사장은 이날 회동에 대해 “브라운 사장이 은퇴를 앞두고 있어 인사 차원에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양사 간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은퇴를 앞둔 브라운 사장을 삼성전자가 영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서려면 ARM과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게 필요해서다.

이날 두 사람의 회동 뒤 권오현 삼성전자 부품(DS) 부문 부회장은 우남성 시스템LSI 사장, 최우수 반도체사업부 인사팀장(부사장)과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ARM은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다. 모바일기기의 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핵심 기술을 독점하고 있어 삼성전자 등은 ARM의 기술을 적용해 시스템반도체 칩을 제조한다.

삼성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개인적인 친분으로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