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食사랑 24년…"밥상교육에 미래 달렸다"
“3만원짜리 파스타를 사먹고 10만원짜리 스시를 사먹으면서 한식은 1만원만 돼도 비싸서 안 된다고 합니다. 왜 우리 문화만 서민적이어야 합니까!”

‘한식세계화의 전도사’로 불리는 조태권 광주요 회장(64·사진)이 ‘조태권의 문화보국’(김영사)이란 제목의 첫 저서를 냈다. 이 책에서 조 회장은 “우리가 동경해왔던 선진국의 길로 들어서기 위한 조건으로 강한 문화가 필요하다”며 “아름답고 이야기도 풍부한 우리 전통은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히 강하다”고 말했다.

이 책은 조 회장이 ‘한식에 미친’ 24년 인생을 담았다. 그는 “음식이야말로 가장 가능성이 큰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진정한 인성교육과 감성교육은 밥상머리에서 이뤄지며 그 밥상 위의 음식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책에는 한식에 대한 그의 철학과 애정이 묻어난다. 한식 문화가 왜 중요한지, 한식을 어떻게 세계화할 것인지 등 조 회장은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책에 녹아냈다. 조 회장이 200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북동 쪽에 있는 와이너리 나파밸리에서 국내외 미식가를 초청, 1억6000만원짜리 만찬을 열었던 일화도 자세히 소개했다. 입맛을 돋우는 사진들도 볼거리다.

조 회장은 미주리대 공업경영학과를 나와 1974년 (주)대우를 거쳐 무기중개상을 하다 1988년 부친이 타계하자 가업인 도자기 회사 광주요를 물려받았다. 그는 생활 도자기와 민화를 이용한 벽지를 개발하는 등 전통을 현대화하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다. 도자기에 대한 애정은 음식으로까지 이어졌고, 한식당 ‘가온’을 열면서 한식에 대해 애정을 갖기 시작했다. 전통 증류식 소주 ‘화요’도 그가 개발한 작품이다. 그는 15년 전부터 국내외 인사를 초청해 한식을 대접하는 ‘화요 만찬’을 열고 있다.

조 회장이 한식세계화에 쏟아부은 돈은 600억원에 이른다. 이제는 한식세계화라는 말이 식상해진 요즘, 무모한 짓을 한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그는 이 책에서 털어놓았다.

“나는 이 땅에 태어나 살아오면서 수많은 혜택을 누려왔다. 이제 그 혜택을 이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이 길을 가고 있다. 문화란 이 땅의 후손들이 누리며 살아가고, 다시 그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보물이다. 그것이 ‘문화보국’의 의미다. 그걸 알기에 나의 도전은 멈추지도 지치지도 않을 것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