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시대, 美자동차 가격인하 공세…포드車, 최대 525만원 내린다
미국 수입차 업체들이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맞춰 가격 인하 공세에 나섰다. 자동차만 아니라 부품으로도 가격 싸움이 번지는 모습이다.

포드코리아는 FTA 발효 전날인 14일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처음으로 부품 가격을 평균 20% 인하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엔진오일 에어필터 브레이크패드 등 소모성 부품 27종은 30%, 도어 후드 범퍼 등 주요 수리 부품 104종은 25% 인하했다. 포드 토러스, 링컨 MKS 모델의 수리 부품 30종은 최대 35% 내렸다.

포드 토러스는 앞 범퍼 가격이 58만원에서 37만원으로 20만원 이상 낮아졌다. 수리, 보험료 등 수입차 유지 비용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는 “경쟁 수입차 부품 가격의 47~80% 수준으로 부품 가격을 낮췄다”며 “차량 구입부터 유지·관리·처분 비용이 낮아져 유럽, 일본 브랜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전 차종의 가격도 평균 5% 인하했다. 미국산 차에 붙은 관세가 8%에서 4%로 낮아지고 2000㏄ 이상 중대형 차에 부과하는 2%의 개별소비세가 사라지는 것을 반영한 결과다.

포드 토러스 SHO는 285만원 내린 4955만원, 프리미엄 SUV 링컨 MKX는 525만원 인하한 5375만원에 판매한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퓨전, 링컨 MKZ 모델도 65만~90만원 내렸다. 포드 관계자는 “4년 후 4%의 관세가 완전히 사라지는 만큼 점진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말했다.

포드의 공격적 행보는 다른 수입차 업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벤츠는 이날 E200을 제외한 전 차종의 가격을 100만~500만원 인하했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ML300 CDI 모델은 9200만원에서 8800만원으로 400만원 내렸다. S클래스와 CLS, E클래스는 개별소비세 인하를 반영, 1.5~1.8% 인하했다. E220, E300 엘레강스 모델은 기존보다 100만원 낮아졌다.

크라이슬러 관계자는 “4월 중 부품 가격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