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라이벌 넥슨ㆍ엔씨, 야구장서 '한판'
올해부터 야구장에서도 게임업체 넥슨의 로고를 볼 수 있게 된다. 넥슨이 롯데자이언츠와 손잡고 스포츠 마케팅에 나서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롯데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다음주에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사는 롯데 선수들의 유니폼에 넥슨 로고를 부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넥슨의 스포츠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넥슨은 2010년부터 일본의 지바 롯데 마린스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지바 롯데와 함께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을 홍보하고 홈구장인 지바 마린 스타디움에 넥슨 로고를 노출시키고 있다. 지바 롯데 후원은 지난해 넥슨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할 때도 큰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넥슨은 또 국내 게임업체로는 유일하게 김도훈 김비오 등 남자 골프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넥슨이 이번에 롯데와 손을 잡은 것은 국내에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매년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국내 최고 인기 구단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최적의 파트너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은 국내 1위 게임업체지만 주력 게임인 메이플스토리가 넥슨이라는 기업명보다 훨씬 많이 알려져있는 게 사실”이라며 “넥슨의 라이벌인 엔씨소프트가 야구단을 직접 창단하면서 인지도와 호감도를 끌어올린 것에도 자극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넥슨은 또 미국 유명 게임업체 테이크투 인터렉티브 소프트웨어의 자회사인 ‘2K 스포츠’와 야구 게임을 개발 중이다. 롯데야구단 후원은 향후 야구게임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도 있다.

넥슨과 롯데는 일본에서의 인연 외에 또 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엔씨소프트를 경쟁사로 여긴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가 창원에서 야구단을 창단할 때 마지막까지 반대한 구단이 같은 지역(부산·경남)에 연고지를 둔 롯데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