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홈페이지를 해킹한 범인은 10대 2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통합진보당 홈피를 해킹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정보보호법 위반)로 경북 경산에서 박모군(18)과 최모군(18) 등 2명을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박군 등은 지난달 19일 오후 10시33분부터 20일 오전 0시50분까지 3회에 걸쳐 통합진보당 홈페이지(http://www.goupp.org)를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IP를 추적해 박군 등의 신원을 확인한 뒤 지난 13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성공했다.

경찰은 박군의 집과 범행에 연관된 장소 몇 곳을 압수수색, 컴퓨터 등 증거를 확보 중이다. 박군과 최군은 2010년부터 함께 생활해 왔다. 박군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한 뒤 검정고시에 합격한 반면 최군은 지난달 졸업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정한 직업을 구하지 못했다. 박군은 범행을 상당 부분 시인했다. 당초 범행 일체를 부인하던 최군도 경찰이 집중 추궁하자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호기심과 영웅심리에 통합진보당 홈피를 해킹했다’고 하더라”며 “이들은 홈피에 남아 있던 사용자 정보를 임의로 조작해 시스템관리자로 가장, 해킹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통합진보당 홈페이지는 지난달 19일 초기화면에 있던 ‘통합진보당’ 명칭이 ‘통합종북(從北)당’으로 바뀌고, 북한 인공기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북한 주민들이 오열하는 사진으로 뒤덮인 바 있다. 당시 사진 속 인물 중 한 명의 얼굴에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얼굴이 합성됐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