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LG전자, TV부문 수익성 개선…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기대
LG전자의 실적 기대치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지난해 4분기 간신히 적자에서 벗어나며 소폭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때만 해도 올 1분기를 낙관하는 애널리스트는 많지 않았다. K-IFRS(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 연결로 잘 해야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주력인 TV의 부진이 개선될 조짐이 없었던 데다 스마트폰도 애플이나 삼성에 견줘 한참이나 뒤처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2월을 보내고 3월로 접어들자 눈높이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LG전자의 실적을 기존보다 높게 잡고 있다.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 평균)는 최근 2000억원대 중반까지 높아졌다. 특히 최근 실적을 조정한 증권사들만 놓고 보면 4000억원 안팎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

지난 15일 LG전자 보고서를 낸 동부증권이 추정치를 기존 1857억원에서 3884억원으로 올린 것을 비롯해 현대증권(1821억원→3806억원) 동양증권(2113억원→3824억원) 등이 3000억원대 후반으로 조정했다. HMC투자증권의 경우 4000억원 이상(4234억원)까지 제시한 상태다.

이처럼 실적 기대감이 커진 것은 무엇보다 부진했던 TV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최근 LG전자가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은 3D(3차원) LED TV 판매 증가다. 삼성의 셔터글라스 방식과는 다른 편광방식의 3D TV를 만드는 LG전자는 최근 우군을 얻었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도 편광방식의 3D TV 판매를 계획 중이기 때문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편광방식 3D TV가 최근 큰 인기를 끌면서 미국 가전 양판점에 들어가는 모델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뒤처진 스마트폰 경쟁력도 빠르게 회복 중이다. 최근 보급형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옵티머스 LTE 태그’와 ‘옵티머스 뷰’ 등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삼성, 애플 등 선도업체와 신규 스마트폰 출시 격차가 6개월에서 1년에 달했지만 지금은 3개월 이내로 좁혀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상업용 에어컨 부문의 확고한 입지가 이어지고 있는 점,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 부문의 원가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 등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이에 따라 실적 개선 추세는 올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