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군사임무 아닌 보급임무 수행" 반박

특수부대 요원들을 태운 러시아 함정이 시리아 항구에 입항했다고 영국 BBC 방송 등 일부 언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그러나 시리아에 정박 중인 선박은 군함이 아니라 보급임무를 수행하는 화물선이라고 주장했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은 이날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의 탱크선 '이만'이 시리아 해안에 정박했다며 탱크선에는 해병대원들이 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도 흑해함대 관계자를 인용해 대(對) 테러부대 요원들을 태운 탱크선 '이만'이 시리아 타르투스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에 앞서 또다른 탱크선 '이반 부브노프'도 시리아 사태 악화로 인한 러시아인 대피 임무 수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타르투스항에 파견됐었다고 덧붙였다.

곧이어 아랍언론도 시리아 야권을 인용, 러시아 특수부대가 타르투스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소련 시절에도 (중동ㆍ아프리카 지역에서 긴장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국민 대피 등의 목적으로 지중해로 해병대원들을 태운 군함들이 파견됐었다"며 "러시아 탱크선들도 같은 목적을 띄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들은 "(탱크선에 탄) 병력이 시리아 사태에 어떤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 적다"며 "이 지역에서 러시아의 존재감을 알리는 정도"라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시리아 해안에 러시아 군함이 체류하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국방부 공보실 대변인은 "시리아 해안에서 임무 수행 중인 러시아 군함은 없다"면서 "다만 아덴만에서 해적퇴치 활동을 벌이는 흑해함대와 북해함대 소속 군함들에 연료 및 식량 공급 임무를 수행하는 탱크선 '이만'이 10일 동안 타르투스항에 정박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대변인은 "탱크선 승조원들은 모두 민간인들로 구성돼 있으며 여기에 경비요원들이 추가로 타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 국방부도 러시아에 이어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시리아 국방부 관계자는 "이같은 정보는 전혀 사실과 다르며 시리아 내정에 대한 외국의 군사개입 목표를 달성하려는 일련의 국가들이 수행하는 반(反) 시리아 캠페인의 일환으로 퍼트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타르투스는 옛 소련 영토가 아닌 곳에 러시아가 운용하고 있는 유일한 국외 해군 기지이다.

러시아 해군 함대는 지난 1월에도 이곳에 정박했으며 이는 국민적 저항을 받고 있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로 해석됐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