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수 "꼬리자르기 수사면 협조 안 해"…녹취록 들고 검찰 출두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20일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한 재판 과정에서의 ‘입막음’ 의혹이 담긴 녹취록을 갖고 검찰에 출두했다.

검찰은 장 전 주무관 조사와 녹취록 분석을 통해 불법사찰 재판 과정에서 청와대와 총리실, 고용노동부에 더해 국세청까지 회유에 동원됐다는 의혹을 파고들고 있다. 조사 내용에 따라서는 정권을 뒤흔들 수 있는 ‘초대형 게이트’가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형사3부장)은 이날 장 전 주무관을 소환, 그가 가져온 녹취록을 넘겨받고 의혹을 폭로한 배경과 청와대로부터 증거인멸을 지시받았는지 등을 캐물었다. 장 전 주무관이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이영호 전 비서관 2000만원, 장석명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5000만원, 최종석 전 행정관 4000만원 등 청와대 측으로부터 실제로 돈을 받았는지와 이 돈의 성격도 조사했다.

장 전 주무관은 이날 오전 10시께 이재화 낮은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와 함께 지검 청사에 나타났다. 그는 기자들을 만나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성실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한 녹취록과 관련해서는 이 변호사가 “일부를 가져왔고 미공개된 녹취록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을 믿기 어려운 면이 있었는데, 이번 재수사에서 제대로 규명할 의지가 있다면 전부를 공개하겠다”며 “꼬리 짜르기식 수사를 하면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