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수베이!…"마음은 한국에 두고 떠납니다"
“몸은 떠나지만 마음은 한국에 남겨 두겠습니다.”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에쓰오일 사장이 20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4년간의 한국 생활을 마무리하는 ‘고별연’을 열었다.

지난 4년간 쌓아온 수베이의 한국 인맥을 자랑하듯 이날 행사는 각계 인사들로 성황을 이뤘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등 재계 인사를 비롯해 언론계, 금융계, 에쓰오일 거래처 관계자 등 250여명이 참석해 수베이 사장의 퇴임을 아쉬워했다.

수베이 사장은 23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때까지 근무한 뒤 한국을 떠난다. 2008년 에쓰오일 사장으로 취임한 수베이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먼저 다가서며 한국과 인연을 쌓았다. 자신의 이름을 거꾸로 뒤집어 ‘이수배’란 한국 이름을 지었고 한복을 입고 송편을 빚는 등 한국 문화를 스스로 즐겼다.

수베이 사장은 초청에 응해준 참석자들에게 “몸은 한국에서 떠나지만 마음은 남아 있다”고 인사했다. “한국에서 일하면서도 겉모습은 사우디 사람이었지만 스스로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사람들을 대했다”고 말했다. 수베이 사장은 자신이 직접 초청한 인사들과 사회복지 단체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고마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수베이 사장의 고별연엔 주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칼리드 에이 알 팔리 사우디 아람코 총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수베이 사장은 에쓰오일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본사로 돌아가 요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알 팔리 총재는 “지난 4년간 수베이 사장이 에쓰오일을 크게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에쓰오일은 10년 만에 신사옥에 입주했고 수베이 사장은 석유제품 수출을 늘린 공로로 무역의 날 금탑훈장도 받았다”며 “무엇보다 온산공장에 파라자일렌(PX) 생산설비 확장 사업을 마무리짓는 큰 일을 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