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 新르네상스] 신세계百 센텀시티점, 부산 랜드마크로
부산 해운대에 자리잡은 신세계 센텀시티점(사진)이 서부산권의 동맥인 거가대교 개통과 해외관광객 증가 등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7800억원에 이른다. 올해는 8800억원을 달성해 전국 4위권 백화점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3년 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돌파해 지방에선 단일매장으로 최고의 매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신세계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신세계백화점 3층 매장에는 손님들이 북적거려 다니기가 불편할 정도였다. 거제에서 왔다는 김형철 씨(46·회사원)는 “쉬는 날이라 가족과 함께 스파도 하고 쇼핑도 하려고 아침 먹고 거대대교 타고 1시간30분 정도 걸려 부산으로 넘어왔다”면서 “멀지 않은 거리라 저녁 먹고 집으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창원에 사는 이태화 씨(43·주부)는 “친정집에 왔다 어머니와 함께 놀러왔다”며 “부산과 창원은 가까워 타지역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거가대교 개통 등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서부산권 일대에서 넘어오는 고객들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방문고객 중 부산 이외 지역 사람들이 30%나 됐다. 이 가운데 거제에서 온 사람이 쓴 돈(매출)이 전년보다 71.3%나 늘어 지역별 매출성장세 최고를 기록했다.

양산(34.8%) 창원(25.6%) 김해(23.4%)가 그 뒤를 이었다. 2010년 12월부터 거가대교 등이 뚫리면서 교통이 편리해져 전시회나 해운대 관광지 등을 자주 찾아 쇼핑도 겸하고 있기 때문으로 신세계 측은 분석했다.

외국인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부산을 방문한 해외관광객 수는 230만명. 이 가운데 50만명이나 신세계를 찾았다. 부산의 해외관광객 5명 중 1명꼴로 백화점을 찾아 쇼핑을 즐긴 셈이다. 외국인 가운데는 중국인이 31%나 차지해 일본(18%) 러시아(14%) 미국(9%) 등을 제쳤다. 2010년만 해도 일본 관광객 수가 중국 관광객 수보다 적었지만 지난해부터 원전사고 등으로 중국 관광객이 일본인을 추월했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신세계 센텀시티가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며 서부산권을 비롯한 동남권 교통망 확충과 사계절 관광지인 해운대해수욕장과 대형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벡스코 등의 인접효과, 체류형 복합쇼핑 공간 개념 등을 성장비결로 제시했다.

명소화 전략도 성장요인의 주요한 요소로 손꼽힌다. 2009년 6월 세계 최대 백화점 기네스북 등재를 시작으로 국내외에 백화점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거제와 경남 일대는 물론 일본과 중국 등에 홍보를 강화했다. 부산만으로는 성장세가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백화점을 소개한 데 이어 영화 광고 TV촬영에 장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홍보노력을 펼쳤다. 지난해만 해도 외국 언론사와 단체들이 40여곳이나 다녀갔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내친김에 광역권 및 해외마케팅 담당부서를 신설하고 국내외 공격마케팅을 실시하기로 했다. 중국과 홍콩 대만 등의 고객유치에 나서 매출을 지난해보다 100%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봉수 신세계 센텀시티점장은 “여유로 남겨놓았던 기존 주차장 부지를 개발해 백화점을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키겠다”며 “쇼핑과 문화 등 복합문화공간을 갖춘 백화점으로 자리잡아 부산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