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호 세정그룹 회장  "요트 산업에 '패션'을 입히는게 제 역할이죠"
“조선업 세계 1위인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요트산업 불모지라는 소리를 들어야 합니까”

패션브랜드 ‘인디안’으로 유명한 세정그룹의 박순호 회장(65·사진)은 “부가가치가 높은 요트산업을 자동차 조선 전자제품 뒤를 이을 한국의 히트상품으로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일모직, LG패션, 코오롱Fnc, 이랜드와 함께 국내 5대 패션기업인 세정을 이끌고 있는 박 회장은 2003년 12월부터 10여년째 대한요트협회 회장직을 맡아 요트산업 저변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는 올해 초 국내 패션업계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을 하나 만들었다. 그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센터폴’을 대한요트협회 공식 후원기업으로 결정한 데 이어 하반기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해 해양레포츠 전용 브랜드를 생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오는 7월 열리는 런던올림픽을 비롯해 올해만 10여개의 국내외 요트대회에 출전할 선수들의 선수복과 단체 티셔츠, 모자, 반바지, 점퍼 등 총 8000여점의 의류를 후원한다. 그는 한국인에게 가장 적합한 인체공학적 3D 입체패턴 기술을 적용해 요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스포츠의류를 선보이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요트와 윈드서핑 등 해양레저가 일반 수요층에 자연스럽게 파고들어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는 산 들 강 호수 바다 등 다양한 자연에서 여유를 즐기는 등 유럽형 레저생활을 지향하는 ‘센터폴’의 브랜드 이미지와도 부합한다. 하반기 론칭을 앞두고 100개 매장 개점을 목표로 세웠다.

박 회장은 1974년 창업해 인디안, 올리비아로렌, 헤리토리 등 모두 13개의 브랜드를 키워내 지난해 매출 1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그는 해마다 4억원씩 대한요트협회 활성화를 위한 기금 출연도 하고 있다.

박 회장은 “해양레저산업은 고부가 산업으로 장비제조분야만 세계시장 규모가 500억달러에 달한다”며 “해양레저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장서 마리나 시설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