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잠자는 수요' 깨우려면 소비자 고충서 기회 찾고 제품 디테일 챙겨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수요는 '경제바퀴 돌리는 에너지'…'과학적 발견'이 폭발적 수요 일으켜
디맨드 /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 외 지음 /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560쪽 / 2만2000원
디맨드 /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 외 지음 /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560쪽 / 2만2000원
#1. 30년도 더 전에 개발된 e북 기술이 빛을 본 것은 2007년 나온 아마존의 킨들이 돌풍을 일으키면서다. e북 리더로는 소니의 리브리가 킨들보다 3년 앞서 시장에 나왔는데, 리브리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사라졌다. 기술적으로 성능이 더 좋은 데다 먼저 나오기까지 한 리브리는 실패하고 킨들은 놀라운 성공을 거둔 까닭은 무엇일까.
#2. 가정용 캡슐 커피 머신이 인기다. 커피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 대쯤 거실에 놓아둬야 할 ‘커피의 세계로 가는 관문’이 된 지 꽤 됐다. 네슬레는 어떻게 가정용 캡슐 커피 머신 수요를 찾아내 추출 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마저 바꿔놓았을까.
성능, 형태, 가격 등 여러모로 비슷한 제품이더라도 어떤 것은 폭발적인 수요를 일으키며 성공하는 반면 어떤 것은 소리 소문도 없이 시장에서 사라진다. 경쟁하는 기업의 성과 차이 또한 열 배 스무 배 격차로 벌어지는 게 보통이다. 무엇이 이처럼 수요의 극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제품이 비슷하다면 광고나 마케팅 차이일까. 아니면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작용하는 것일까.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가 펴낸 《디맨드》는 성공한 기업들의 수요 창출 스토리다. 저자는 뻬어난 스토리텔링 솜씨로 해당 제품의 수요 창출 비결을 펼쳐 보인다. 그러면서 수요 창조 기업과 제품의 비결을 6가지 키워드로 요약한다.
첫째는 ‘매력’이다. 매력적인 제품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제품이 ‘매력적인’ 제품은 아니다. 시장에 먼저 나온 제품이 아니라 시장과 소비자의 감성적인 공간을 먼저 차지해야만 이길 수 있다는 것. 집에서 5분만 가면 내차처럼 이용할 수 있는 집카, 어마어마한 크기의 매장에서 없는 것 없이 다 파는 슈퍼체인 웨그먼스가 그런 매력을 갖춰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둘째, ‘고충지도’를 바로잡는 것이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훌륭하지만 완벽하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좋기는 해도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만드는 속성에서 자유롭지 않다. 복잡하고 어려운 사용 설명, 짜증을 일으키는 크고작은 결함들을 갖고 있다. 저자는 요즘 같은 ‘원 클릭’시대의 수요 창조자들은 소비자 고충을 바로잡는 데에서 기회를 찾는다고 말한다. 아이팟과 온라인 소매점 아이튠즈를 통합하고, 아이폰과 아이패드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애플이 좋은 예다.
저자는 “각각의 시장을 갖고 있던 산업 간의 경계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며 “제품을 디자인하고, 고객 체험을 디자인하는 데에서 나아가 비즈니스 시스템 자체를 디자인하는 일이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셋째는 완벽한 ‘배경스토리’의 창조다. 제품 자체보다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제품을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한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의 킨들보다 3년 전에 나온 소니의 e북 리더 리브리가 엉성한 배경스토리의 희생양이 된 사례다. 리브리는 킨들보다 제품력은 좋았지만, 책을 내려받으려면 반드시 컴퓨터로 접속해야 하고, e북 소유권도 6일이 지나면 만료되도록 하는 제약에 묶였다. 무엇보다 출판물에 대한 통제력 상실을 우려한 출판업자들의 조직적인 저항이 뼈아픈 ‘수요 실패’를 불렀다는 것이다.
또 수요 창조자들은 가정용 캡슐 커피 머신 시장을 일군 네슬레처럼 ‘구경꾼’에 불과한 소비자들을 적극적인 고객으로 돌려놓기 위한 ‘방아쇠’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제품을 내놓은 후에도 개선점을 찾아 투자하는 등 성장에 가속도를 붙여 수요곡선의 가파른 ‘궤도’를 구축한다. ‘평균 고객’이란 개념 대신 늘 변화하는 고객의 욕구에 맞춰 수요의 다변화를 꾀하는 것도 수요 창조기업의 특성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과학적 발견’이 수요를 일으키는 가장 큰 기회이자 재료라는 점도 강조한다. 1948년 처음 선보인 트랜지스터가 현대 정보화 사회의 근간이 된 것처럼 혁신은 과학적 탐구라는 ‘엔진’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 저자는 “처음부터 이익을 낼 목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으로 낯선 곳을 탐험하다 우연히 발견된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삶을 변화시킬 폭발적 수요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2. 가정용 캡슐 커피 머신이 인기다. 커피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 대쯤 거실에 놓아둬야 할 ‘커피의 세계로 가는 관문’이 된 지 꽤 됐다. 네슬레는 어떻게 가정용 캡슐 커피 머신 수요를 찾아내 추출 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마저 바꿔놓았을까.
성능, 형태, 가격 등 여러모로 비슷한 제품이더라도 어떤 것은 폭발적인 수요를 일으키며 성공하는 반면 어떤 것은 소리 소문도 없이 시장에서 사라진다. 경쟁하는 기업의 성과 차이 또한 열 배 스무 배 격차로 벌어지는 게 보통이다. 무엇이 이처럼 수요의 극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제품이 비슷하다면 광고나 마케팅 차이일까. 아니면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작용하는 것일까.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가 펴낸 《디맨드》는 성공한 기업들의 수요 창출 스토리다. 저자는 뻬어난 스토리텔링 솜씨로 해당 제품의 수요 창출 비결을 펼쳐 보인다. 그러면서 수요 창조 기업과 제품의 비결을 6가지 키워드로 요약한다.
첫째는 ‘매력’이다. 매력적인 제품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제품이 ‘매력적인’ 제품은 아니다. 시장에 먼저 나온 제품이 아니라 시장과 소비자의 감성적인 공간을 먼저 차지해야만 이길 수 있다는 것. 집에서 5분만 가면 내차처럼 이용할 수 있는 집카, 어마어마한 크기의 매장에서 없는 것 없이 다 파는 슈퍼체인 웨그먼스가 그런 매력을 갖춰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둘째, ‘고충지도’를 바로잡는 것이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훌륭하지만 완벽하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좋기는 해도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만드는 속성에서 자유롭지 않다. 복잡하고 어려운 사용 설명, 짜증을 일으키는 크고작은 결함들을 갖고 있다. 저자는 요즘 같은 ‘원 클릭’시대의 수요 창조자들은 소비자 고충을 바로잡는 데에서 기회를 찾는다고 말한다. 아이팟과 온라인 소매점 아이튠즈를 통합하고, 아이폰과 아이패드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애플이 좋은 예다.
저자는 “각각의 시장을 갖고 있던 산업 간의 경계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며 “제품을 디자인하고, 고객 체험을 디자인하는 데에서 나아가 비즈니스 시스템 자체를 디자인하는 일이 중요해졌다”고 말한다.
셋째는 완벽한 ‘배경스토리’의 창조다. 제품 자체보다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제품을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한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의 킨들보다 3년 전에 나온 소니의 e북 리더 리브리가 엉성한 배경스토리의 희생양이 된 사례다. 리브리는 킨들보다 제품력은 좋았지만, 책을 내려받으려면 반드시 컴퓨터로 접속해야 하고, e북 소유권도 6일이 지나면 만료되도록 하는 제약에 묶였다. 무엇보다 출판물에 대한 통제력 상실을 우려한 출판업자들의 조직적인 저항이 뼈아픈 ‘수요 실패’를 불렀다는 것이다.
또 수요 창조자들은 가정용 캡슐 커피 머신 시장을 일군 네슬레처럼 ‘구경꾼’에 불과한 소비자들을 적극적인 고객으로 돌려놓기 위한 ‘방아쇠’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제품을 내놓은 후에도 개선점을 찾아 투자하는 등 성장에 가속도를 붙여 수요곡선의 가파른 ‘궤도’를 구축한다. ‘평균 고객’이란 개념 대신 늘 변화하는 고객의 욕구에 맞춰 수요의 다변화를 꾀하는 것도 수요 창조기업의 특성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과학적 발견’이 수요를 일으키는 가장 큰 기회이자 재료라는 점도 강조한다. 1948년 처음 선보인 트랜지스터가 현대 정보화 사회의 근간이 된 것처럼 혁신은 과학적 탐구라는 ‘엔진’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 저자는 “처음부터 이익을 낼 목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으로 낯선 곳을 탐험하다 우연히 발견된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삶을 변화시킬 폭발적 수요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