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청 외식산업연구원장 "외식산업 정보인프라 구축…은퇴 후 창업 실패 줄이겠다"
“은퇴자들이 외식업 창업에 많이 뛰어들고 있지만 제대로 된 기초자료도 검토하지 않고 죽기 살기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외식업에 대한 체계적 자료를 구축하면 이들의 실패를 줄여 경제·사회적 비용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초대 원장을 맡은 장수청 미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종신교수(52·사진)는 22일 “이 연구원의 핵심 사업은 외식산업의 정보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외식산업연구원은 최근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외식산업의 연구·개발(R&D)센터’를 표방하며 출범시킨 산하 연구기관이다.

장 교수는 국내 외식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영세성을 꼽았다. 그는 “진입장벽이 매우 낮지만 중소 컨설턴트에게 자문을 구하는 정도 외엔 정보를 얻을 만한 창구가 없다”며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무모하게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외식업중앙회 회원 70여만명을 모집단으로 분기별 패널분석을 통해 지역과 업종별로 가격, 비용, 수익 등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며 “병원에서 CT(컴퓨터 단층촬영)를 찍듯 외식업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는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구축한 자료는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결합해 ‘외식업 상권지도’로 만들 수도 있고,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같은 돌발상황 발생 시 외식업에 미치는 영향을 산출하는 등 다방면으로 재가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달까지 기본적인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오는 5~8월 자료 수집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장 교수는 “미국에서는 민간기업을 통해 이런 정보가 일부 제공되고 있지만 지역별로 범위가 한정된 것이 한계”라며 “외식업중앙회라는 전국 조직을 활용하면 이보다 더 좋은 모델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년 중 한국보다 미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지만 외식산업 정보 구축이 한국 사회에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서 연구원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 매출 70조원에 300만명을 고용하는 거대산업으로 성장한 외식산업에 이론적 바탕을 보강, 발전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