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시 우리 바다 넘보면 처참하게 응징"
“아직도 전우들이 꿈에 나타나고….”

북한이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폭침을 일으킬 당시 갑판을 맡았던 공창표 하사(현 항만지원대 고속단정 정장·24)는 말끝을 흐렸다. 23일 평택 해군기지에서 만난 박연수 대위(현 함정 부장·29), 허순행 상사(현 전비전대 관찰관·40), 공 하사, 김효형 하사(현 2함정 무기지원대대 근무·24) 등 천안함 폭침 생존 장병들은 만 2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트라우마(외상후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것 같았다. 해군에 따르면 천안함 사건 생존자 58명 중 16명은 전역했으며 현역 복무 중인 42명의 장교 및 부사관 가운데 18명은 함정에, 24명은 육상부대에 각각 근무하고 있다.

공 하사는 어뢰 파편에 맞아 오른쪽 무릎 인대가 파열돼 3개월간 치료를 받았다. 박 대위는 “군대에서 정신과 진료를 희망하면 지속적으로 치료를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허 상사는 “정기적으로 매년 2월에 진료를 받고 있다”며 “개별적으로는 약을 복용하는 장병도 있고, 이제 정신적 충격에서 회복한 장병도 있다”고 말했다. 김 하사는 “같이 근무했던 고 차균석 하사는 정말 좋은 동기였다”며 “좋은 친구를 잃어 너무 아쉽고 차 하사 부모님들에게 미안하고 저희 부모님처럼 모시고 있다”고 했다.

다시 함정 근무지원을 한 박 대위는 “가족들이 반대했지만 해군장교로서 배를 타고 싶은 마음이 커 잘 설득했다”고 말했다. ‘생존 장병들이 자주 모이느냐’는 질문에 박 대위는 “근무하는 지역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지난해 1주기 행사 때 만났고, 2주기 때도 볼 계획”이라고 했다.

이들은 북한이 도발할 땐 강력한 응징을 하겠다는 각오를 한결같이 나타냈다. 공 하사는 “북한이 도발한다면 백령도 바다 속에 수장된 전우들의 몫까지 합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위는 “북한은 용서할 수 없는 존재다. 또 다시 우리 바다를 넘보는 만행을 저지른다면 목숨을 바쳐 바다를 지킨 전우들의 몫까지 처참히 응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北 다시 우리 바다 넘보면 처참하게 응징"
정치권 등 우리 사회 일각에서 천안함 폭침의 북한 소행에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 박 대위는 “민관군 합동으로 조사 결과가 명백하게 나왔다”며 “안타깝고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해군 1200t급 초계함정은 인천 옹진군 목덕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남하를 가정한 훈련을 실시했다.

홍정안 함장(중령·43)은 “기뢰 지역 통과, 수상함 대비, 대잠수함 등 실전 훈련을 수시로 반복한다”며 “어떤 적도 격침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엔 신형어뢰 청음이 안됐는데 현재는 음파 수신과 회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세윤 상사(38)는 “잠수함 소음은 돌고래 주파수와 비슷해 구별이 쉽지 않다”며 “두 소리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영식/평택=이현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