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북핵, 정식의제 아니지만 논의 가능성 커…北 강력 반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북핵 논의 어떻게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한 핵문제는 정식 의제가 아니다. 북핵은 기본적으로 국가 차원의 핵무기 개발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핵 비확산과 관련된 이슈다. 핵안보정상회의의 핵심 의제인 핵안보(핵테러 방지) 이슈와는 별개다. 따라서 북핵은 핵안보정상회의가 아닌 6자회담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 다루고 있다.
물론 핵안보정상회의에 참가한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회담 등에서 북핵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은 있다.
북한의 경우도 핵 시설과 핵물질의 통제와 관련해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아서다. 북한이 최근 핵안보정상회의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각종 매체를 동원해 연일 핵안보정상회의를 비난하고 있다. 지난 21일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서울 회의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한 성명 발표 따위의 도발이 있을 경우 이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유훈으로 남긴 백두산 위인들(김일성 김정일)의 염원에 대한 극악무도한 모독”이라며 “또 하나의 특대형 범죄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어떤 도발도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커다란 장애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매체들이 최근 핵안보정상회의를 비난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지만 ‘선전포고’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라디오 연설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기반을 넓히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북한의 반응인 셈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발언을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이처럼 핵안보정상회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북한은 핵안보정상회의가 반북(反北)대결정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고, 북핵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에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또 서울 회의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광명성 3호) 발사 계획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명하고 계획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같은 국제 공조를 깨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이 “정의와 평화를 귀중히 여기는 나라들이 서울 회의에 참가하는 것은 곧 수치와 모욕”이라며 핵안보정상회의 참가국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도 이런 시도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또 한국 내에서 핵안보정상회의 반대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에 맞춰 4월 총선을 겨냥한 북한발(發) 북풍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
물론 핵안보정상회의에 참가한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회담 등에서 북핵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은 있다.
북한의 경우도 핵 시설과 핵물질의 통제와 관련해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아서다. 북한이 최근 핵안보정상회의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각종 매체를 동원해 연일 핵안보정상회의를 비난하고 있다. 지난 21일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서울 회의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한 성명 발표 따위의 도발이 있을 경우 이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유훈으로 남긴 백두산 위인들(김일성 김정일)의 염원에 대한 극악무도한 모독”이라며 “또 하나의 특대형 범죄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어떤 도발도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며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커다란 장애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매체들이 최근 핵안보정상회의를 비난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지만 ‘선전포고’를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라디오 연설에서 “(핵안보정상회의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기반을 넓히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북한의 반응인 셈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발언을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이처럼 핵안보정상회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북한은 핵안보정상회의가 반북(反北)대결정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고, 북핵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에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또 서울 회의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광명성 3호) 발사 계획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명하고 계획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같은 국제 공조를 깨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이 “정의와 평화를 귀중히 여기는 나라들이 서울 회의에 참가하는 것은 곧 수치와 모욕”이라며 핵안보정상회의 참가국들을 싸잡아 비판한 것도 이런 시도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또 한국 내에서 핵안보정상회의 반대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에 맞춰 4월 총선을 겨냥한 북한발(發) 북풍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