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차남 김남정, 해외사업도 챙긴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40·사진)이 그룹의 핵심 해외 계열사인 미국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는다.

25일 동원그룹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최근 스타키스트 이사회에서 새 COO로 선임됐다. 김 부사장은 한국피자헛 사장 출신의 전문경영인인 조인수 스타키스트 사장과 함께 회사 운영 전반을 책임진다. 스타키스트는 동원그룹이 해외 참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08년 인수한 미국 1위 캔참치 업체다. 동원산업은 스타키스트 지분 82.35%를 갖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스타키스트 인수 5년째에 접어든 올해부터 동원그룹과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김 부사장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김 부사장은 지난 주말 스타키스트 본사가 있는 미국 피츠버그로 떠나 현지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20일 어머니 조덕희 여사의 별세로 출국 일정을 잠시 미뤘다.

김 부사장은 일찌감치 동원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돼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그는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동원산업 영업사원으로 입사한 뒤 F&B·시스템즈 등 주요 계열사를 거쳤다. 지난해 3월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경영의 중심에 섰다.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최대주주(지분 67.98%)이기도 하다.

업계에선 김 부사장이 동원그룹의 화두인 ‘글로벌 경영’에 맞춰 활동 폭을 넓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동원그룹은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인 인수·합병(M&A)으로 주목받고 있다. 작년 말 아프리카 최대 수산 캔회사인 세네갈 SNCDS를 인수한 데 이어 올초엔 세계 4위 참치통조림 회사인 스페인 칼보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한쪽에선 최근 경영실적이 악화된 스타키스트에 김 부사장이 ‘구원투수’로 나섰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참치 원어값이 폭등, 관련 가공식품업체들이 전반적으로 고전했다. 참치 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스타키스트의 지난해 매출도 6962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김 부사장이 경영실적 개선에 주력한 후 오래전부터 거론돼온 스타키스트의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부사장의 형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동원그룹이 2003년 식품과 금융 계열을 분리한 이후 한국금융지주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