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변호사 시험 로스쿨별 합격률 보니…경희대 50명·아주대 41명 전원 합격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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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서강·외대 1명씩 탈락
제주·인하·이화여대 90% 넘어
20명 안팎 탈락 지방대 동요
취업시장 좁아 평가는 일러
제주·인하·이화여대 90% 넘어
20명 안팎 탈락 지방대 동요
취업시장 좁아 평가는 일러
“학교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었습니다.”
지난 23일 변호사시험 합격통지를 받은 인석진 씨(35)는 “일본에서 합격률이 가장 높은 로스쿨을 벤치마킹해 도서관의 책상 크기까지 똑같이 만들어 주었을 정도로 학교가 지원을 적극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인씨가 졸업한 곳은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경희대 로스쿨은 이번 시험에서 50명이 응시해 전원 합격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사법시험 1, 2차에서 각 두 번씩 떨어졌다는 인씨는 로스쿨에 입학해 변호사 자격증을 따는 기쁨을 누렸다.
법무부가 발표한 제1회 변호사시험 전체 합격률은 87.15%. 일본의 로스쿨 시험인 신사법시험 첫해 합격률 48.3%와 비교하면 크게 높다. 로스쿨의 안착을 위해 그리 나쁘지 않은 첫출발이다. 하지만 취업시장 등을 감안하면 평가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경희대, 아주대 100% 합격
25일 로스쿨별로 집계한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25개 로스쿨 가운데 100% 합격자를 낸 곳은 경희대와 아주대 두 곳뿐이다. 경희대는 예비검사 임용시험에서도 3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고려대와 한국외대 서강대에선 이번 시험에서 1명씩 떨어졌다. 제주대는 2명, 서울대는 3명, 성균관대는 4명이 합격선을 넘지 못했다. 반면 경북대 등 탈락자가 20명 안팎인 지방대의 경우 재학생들이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대 가운데 제주대 부산대 전남대가 선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아대는 72명이 응시해 19명이 떨어졌다. 하지만 53명이 붙은 것에 의미를 더 부여해야 한다고 학교 측은 강조했다. 작년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3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법조계에 동아대 출신이 크게 늘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이점인 동아대 로스쿨 원장은 “현재 부산지방변호사회에 서울대와 고려대 법대출신이 가장 많은데 앞으로는 동아대 출신이 주를 이룰 것”이라며 “맞춤형 개별지도를 확대해 내년에는 100% 합격시키겠다”고 말했다.
◆평가는 아직 일러
일본 로스쿨은 낮은 합격률 때문에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는다. 신사법시험 첫해인 2006년 48.3%를 기록한 이후 40.2%(2007년), 33.0%(2008년),27.6%(2009년), 25.4%(2010년)로 매년 하향곡선을 그렸다. 작년에는 23.5%까지 떨어졌다. 3회까지 응시가 가능해 응시인원은 계속 증가한 반면 합격인원은 2000명 선으로 묶어 놓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당분간 합격률을 높게 유지할 방침이다. 당장 내년 제2회 변호사시험의 경우 입학정원 대비 75%(1500명) 이상을 합격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합격률만으로 한국 로스쿨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본 대동문화대 로스쿨 교수를 지냈던 고상룡 씨는 “일본과 달리 한국 정부가 합격률 약속을 지켰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한국은 법률시장이 넓은 나라가 아니어서 합격을 해도 취업이 문제이고, 학생들의 질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2, 3년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
지난 23일 변호사시험 합격통지를 받은 인석진 씨(35)는 “일본에서 합격률이 가장 높은 로스쿨을 벤치마킹해 도서관의 책상 크기까지 똑같이 만들어 주었을 정도로 학교가 지원을 적극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인씨가 졸업한 곳은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경희대 로스쿨은 이번 시험에서 50명이 응시해 전원 합격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사법시험 1, 2차에서 각 두 번씩 떨어졌다는 인씨는 로스쿨에 입학해 변호사 자격증을 따는 기쁨을 누렸다.
법무부가 발표한 제1회 변호사시험 전체 합격률은 87.15%. 일본의 로스쿨 시험인 신사법시험 첫해 합격률 48.3%와 비교하면 크게 높다. 로스쿨의 안착을 위해 그리 나쁘지 않은 첫출발이다. 하지만 취업시장 등을 감안하면 평가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경희대, 아주대 100% 합격
25일 로스쿨별로 집계한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25개 로스쿨 가운데 100% 합격자를 낸 곳은 경희대와 아주대 두 곳뿐이다. 경희대는 예비검사 임용시험에서도 3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고려대와 한국외대 서강대에선 이번 시험에서 1명씩 떨어졌다. 제주대는 2명, 서울대는 3명, 성균관대는 4명이 합격선을 넘지 못했다. 반면 경북대 등 탈락자가 20명 안팎인 지방대의 경우 재학생들이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대 가운데 제주대 부산대 전남대가 선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아대는 72명이 응시해 19명이 떨어졌다. 하지만 53명이 붙은 것에 의미를 더 부여해야 한다고 학교 측은 강조했다. 작년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3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법조계에 동아대 출신이 크게 늘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이점인 동아대 로스쿨 원장은 “현재 부산지방변호사회에 서울대와 고려대 법대출신이 가장 많은데 앞으로는 동아대 출신이 주를 이룰 것”이라며 “맞춤형 개별지도를 확대해 내년에는 100% 합격시키겠다”고 말했다.
◆평가는 아직 일러
일본 로스쿨은 낮은 합격률 때문에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는다. 신사법시험 첫해인 2006년 48.3%를 기록한 이후 40.2%(2007년), 33.0%(2008년),27.6%(2009년), 25.4%(2010년)로 매년 하향곡선을 그렸다. 작년에는 23.5%까지 떨어졌다. 3회까지 응시가 가능해 응시인원은 계속 증가한 반면 합격인원은 2000명 선으로 묶어 놓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당분간 합격률을 높게 유지할 방침이다. 당장 내년 제2회 변호사시험의 경우 입학정원 대비 75%(1500명) 이상을 합격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합격률만으로 한국 로스쿨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본 대동문화대 로스쿨 교수를 지냈던 고상룡 씨는 “일본과 달리 한국 정부가 합격률 약속을 지켰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한국은 법률시장이 넓은 나라가 아니어서 합격을 해도 취업이 문제이고, 학생들의 질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2, 3년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