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아이파크 또 경매로
한때 3.3㎡당 7700만원 선까지 매매가가 급등했던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사진)가 최근 잇따라 법원 경매장에 등장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경매는 물론 일반거래도 흔치않은 국내 최고가 주거단지다. 이런 아파트마저 경매시장에 출현하자 업계에서는 “고가 주택들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권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6일 대법원에 따르면 삼성동 아이파크 웨스트윙동 12층 1201호가 다음달 5일 입찰에 부쳐진다. 전용면적 195㎡(74평형)에 감정가격은 42억5000만원(3.3㎡당 5743만원)으로 평가됐다. 46층 가운데 12층이어서 최상의 로열층은 아니지만 한강을 파노라마식으로 조망할 수 있다. 전세보증금만도 강남의 웬만한 중대형 아파트 값인 16억원에 달한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작년 11월 동일 크기의 9층이 30억원에 실거래된 적이 있는데다 최근 강남아파트도 두 번 정도 유찰되는 경우가 많다”며 “희소가치를 감안하더라도 한 차례 유찰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이달 6일엔 아이파크 사우스윙동 27층 2704호(전용면적 167.7㎡·63평형)가 경매에 부쳐졌다. 감정가격은 시세 수준인 36억원이었다. 하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고, 내달 10일 28억8000만원(최저 응찰가)에 재입찰된다.

경매전문 KJ국제법률사무소의 정충진 변호사는 “둘 다 집을 담보로 빌린 돈이나 가압류가 시세의 두 배를 넘는 70억~80억원대로 많아 빚 잔치가 끝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2004년 5월 입주한 삼성동 아이파크는 입지와 가격 측면에서 희소가치가 높아 매매가 매우 적은 단지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9년 22건 거래됐고, 2010년에는 4건에 그쳤다. 작년에도 5건 매매됐고, 올 들어선 아직 거래가 없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