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러 "北미사일 중단" 한목소리
美·中·日·러 "北미사일 중단" 한목소리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들이 26일 일제히 북한에 장거리 미사일(광명성 3호) 발사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정상들은 북한 당국에 미사일 발사 계획 대신 주민 생활 개선에 힘쓰라고 촉구했다. 특히 북한의 대남 도발에도 그동안 북한을 옹호해온 중국이 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날 서울에서 개막한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를 중지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고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전했다.

후 주석은 회담에서 “북한에 위성 발사 계획을 포기하고 민생 발전에 집중할 것을 여러 차례 촉구했다”며 “앞으로도 그런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이미 북한에 엄중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북한 주민을 먹여 살려야 한다”며 “언제까지 국제 원조에 의지해서는 살아갈 수 없다. 북한도 변해야 한다. 그래야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한국외국어대를 방문, 학생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지도층에 직접 이야기하고 싶다”며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으며, 관계 개선을 할 용의가 있지만 도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보상하지 않을 것이다. 도발하면 국제사회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도 방한에 앞서 도쿄 주재 한국 특파원단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다면 유감이고, 제반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핵테러 방지를 위해 핵물질과 시설에 대한 방호 강화를 논의하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이날 오후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